(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시행을 앞두고 공급된 유동성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시행된 LTRO가 국내 증시의 유동성 장세 구현에 제 역할을 다 하면서 두번째 LTRO 시행에 따른 국내 증시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유럽 지역 은행들에 2차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공급 규모는 지난 1차 공급 때와 비슷한 5천억유로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1차 때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시장에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녹아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발휘될 파급력에 대해서는 미묘하게 시선이 갈리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건부' 영향력을 기대했다.

김 팀장은 "초기에 유동성 공급 효과는 강하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맞물리면서 효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은행채 상환액을 넘어서는 규모의 자금이 공급된다면 1차 LTRO 때와 마찬가지로 초과 자금이 이머징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초기에는 2차 LTRO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 이자면 미국의 양적완화와 맞물려 증폭적인 순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차 LTRO 시행에 대한 과도한 낙관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을 비롯한 PIGS 국가들의 채권 만기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는 차원에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지만 그렇다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 강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2차 LTRO 시행을 ECB가 예고했고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이 효과가 반영돼있다"면서 "1~2월과 같은 강도의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공급되는 유동성 규모가 영향력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유동성 공급은 그 효과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음달 1일 발표되는 실제 공급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로존 주요 24개 은행들의 3월 만기 은행채와 단기재융자 대출 상환에 필요한 금액은 2천400억유로 수준이다.

이 규모가 넘으면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기준을 만족한다고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2천400억유로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서는 국내 증시에 외국인 추가 매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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