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최대실적 행진을 이끌어온 휴대전화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사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회사의 수익구조가 휴대전화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좀처럼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다른 사업이 빨리 살아나지 못하면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성장세 꺾인' 휴대전화…의존도는 '심화' = 삼성전자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IM 부문은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33조8천900억원, 5조4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2분기부터 14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오던 IM 부문 매출이 지난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7% 줄어든 것이다. 15분기 만에 매출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이다.

영업익도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4분기만에 6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 3분기에 기록한 사상최대치(6조7천억원)에 비해서는 18%나 축소된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연말 재고조정 등으로 소폭 감소한데다, 계절적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4 판매량이 2분기에 2천50만대에서 3분기 1천450만대, 4분기에는 1천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시장 자체가 급속히 성숙한데다 갤럭시S4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시장 선도를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기어'도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만 가중됐다.

이처럼 IM 부문 실적이 주춤하자 4분기 전사 이익도 8조3천100억원에 머물렀다. 전기보다 18.23%, 전년 동기보다 5.95% 줄어든 것이다.

'삼성 신경영 20주년 격려금' 지급으로 8천억가량의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직전 분기(10조1천6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이익이 축소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IM 부문의 실적이 한풀 꺾이고 있는데도 전체 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IM 부문 이익이 전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만 해도 26.1%였지만, 2011년 51.9%, 2012년 66.9%, 작년 67.8%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매출 비중 역시 2010년 28.1%에서 2011년 43.9%, 2012년 52.6%, 작년 60.7%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진한' 다른 사업들…스마트폰 '대안' 아직 없어 = 이렇게 된 데는 휴대전화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 중 상당수가 제 역할을 못해준 탓이 크다.

실제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생활가전) 부문은 작년 매출과 영업익은 50조3천300억원, 1조6천700억원에 머물렀다.

TV가 8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고, 프리미엄 가전 신제품을 대거 내놓았음에도 전년(51조1천100억원, 2조3천200억원)보다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2%, 28% 줄어든 것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작년 매출과 영업익이 29조8천400억원, 2조9천800억원으로 전년(33조원, 3조2천100억원)보다 각각 10%, 7% 축소됐다.

업황 탓도 있지만, 경쟁 업체와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수익성 우위를 점하지 못한 영향도 컸다.

그나마 그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반도체 사업은 다소 살아났다.

작년에 매출 37조4천400억원, 영업익 6조8천900억원으로 전년(34조8천900억원, 4조1천700억원)보다 매출은 7%, 영업익은 65% 증가했다.

다만, 아직 이익규모나 성장 폭이 전체 회사의 수익성에 비해서는 크지 않아 휴대전화 사업이 흔들릴 경우 확실한 대안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시장은 성숙하고 있고,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이제는 성능이 아닌 가격 경쟁으로 가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예전처럼 높은 성장세를 보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업이 살아나지 못해 휴대전화 사업에 대한 높은 의존성이 해소되지 않는 점은 삼성의 걱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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