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ㆍ기아차가 원화강세 여파로 작년에 더 많이 팔고도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등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도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요타 등 일본 경쟁업체들이 엔저 혜택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매출액은 각각 87조3천76억원과 47조5천9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0.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차가 1.5% 감소한 8조3천155억원, 기아차는 9.8% 줄어든 3조1천771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 증가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환율리스크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9.5%로 3년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으며 기아차는 6.7%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수익성이 더 나쁜 이유는 현대차보다 해외생산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물량 중 61.5%를 해외에서 생산해 환율리스크를 어느 정도 분산했지만, 기아차는 해외생산 비중이 43.5%으로 낮아 변동성에 더 민감한 상황이다.

올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ㆍ기아차가 환율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실적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달러-원 환율 1,050원을 기준으로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증권업계는 작년보다 환율에 따른 피해가 덜 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형 제네시스 출시 이후 상반기에 LF쏘나타를 선보이는 등 신차사이클에 진입했으며 해외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중국 3공장과 터키공장 증설 및 브라질공장 3교대 도입, 기아차 중국 3공장 가동 등이 맞물리면 현지 생산량이 300만대를 넘어서 환율리스크도 감소할 수 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효과에 따른 내수판매 회복과 국내공장 생산정상화, 터키공장 및 중국 3공장 증설 등은 원화강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며 "신차투입은 평균판매단가 상승과 인센티브 하락, 판매믹스 개선을 동반한다"고 분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뉴쏘울을 작년 10월에 선보였고 올해 뉴카니발과 뉴쏘렌토를 출시할 예정이며 K9도 미국시장에 내놓는다"며 "기존 모델들의 노후화로 판매가 부진했던 모습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90만대와 296만대를 올해 목표로 세웠으며 환율리스크에도 신차출시와 제고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등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해외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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