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와 구글이 향후 10년간 특허를 공유하기로 하면서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일단 이번 특허협정은 양사가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10년 더 유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한편에서는 10년 후에는 양사가 좀 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일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 하나에 특화됐던 양사가 특허공유를 통해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르게 되면, 미래 시장에서 부딪칠 일이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해 업계 1위에 올라섰지만, 사실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놀라운 발전을 보였지만,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경쟁사인 애플은 하드웨어는 물론 자체 OS로 안드로이드 진영에 맞서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당면 과제인 상황이다.

반면 구글은 OS와 검색엔진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하드웨어' 부문은 제대로 진출조차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글은 최근 구글TV와 구글글래스를 출시하는 등 하드웨어 부문에 대해서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경쟁에 뒤처졌던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것으로 하드웨어 경쟁력을 확실히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크로스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 10년간 출원되는 특허를 모두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현재 양사의 공통된 관심사가 '모바일'을 포함한 IT 부문인 만큼, 양사의 특허 공유는 이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즉, 삼성전자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를 활용해 자체 OS 개발 등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고, 구글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IT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이처럼 양사가 서로의 특허를 활용해 지금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착실하게 채워나갈 경우, 특허 공유가 끝나는 10년 후에는 양사 모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비한 회사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그때 가서는 양사의 '선의의 경쟁'도 불가피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의 기업인 양사가 특허 동맹을 맺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다만 이 동맹이 결국 미래의 새로운 경쟁체제를 예고하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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