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유동성 공급(LTRO)에 나서면서 유로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주목받고 있다. 또 유럽에서 넘쳐나는 유동성이 아시아통화의 강세를 유발할지도 관건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9일 ECB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유로 캐리트레이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워낙 노출된 재료에 달러-원 환율이 레인지에 갇혀 있어 단기 변수에 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유럽 대출 프로그램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넘으면 단기 변수더라도 국내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유로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국내 유입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락에 대해서는 한걸음 물러선 입장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무역수지 악화, 국제유가 부담 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에서는 대략 4천500억유로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나 그 규모에 상관없이 달러-원 하락에 긍정적으로 보는 듯 하다"며 "다만 이 자금의 유입 기대로 달러화가 하락하더라도 이란사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만큼 1,11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유로존 대출 프로그램에 따른 자금이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유입될 수 있겠으나 상당 부분 고금리 국가 중심으로 들어갈 경우 서울환시의 자본 유입은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가 1,12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못하거나, 하락하더라도 1,110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한 셈이다.

D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LTRO에 대한 기대감은 대부분 반영된 걸로 봐야 한다"며 "당장은 긍정적이나 유가 안정, 미국 경제 회복 여부 등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여 달러화 1,120원대에서 지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로캐리트레이드가 과거 엔캐리트레이드처럼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LTRO 참여가 불가능한비유로존 은행 투자자들의 경우 유로화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점, 유로 금융시장의 신용위축 상태 등을 감안할 경우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과거 엔 캐리트레이드처럼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러나 유로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으로 일시 대거 유입될 경우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ECB 2차 LTRO 이후 글로벌 자금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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