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테이퍼링 만난 한국 가계부채
<배수연의 전망대> 테이퍼링 만난 한국 가계부채
  • 승인 2014.02.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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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설 연휴에 미국이 추가 테이퍼링에 나서면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새삼 주목받을 전망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에도 나름 잘 버틴 우리나라의 아킬레스 건은 가계부채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한 부동산 투자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면서 가계부채는 더 심각한양상으로 치닫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부채는 1천196조6천억원이다. 비영리단체를 제외하더라도 가계의 부채는 이미 1천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가폭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1~9월에 가계부채는 27조9천억원이 늘어 전년 같은 기간의 24조5천억원보다 14% 가량 늘었다. 질도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가계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008년 말 149.7%에서지난해 9월 말 169.2%까지 치솟았다.

한은이 새해들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대출 중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제2금융권)의 대출 비중이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제2금융권을 의미하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비중은2007년 말 11% 언저리에서 지난해말 18% 수준까지 치솟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생활형편 자금으로 쓰이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22% 언저리에서 30% 수준으로 8% 포인트가 급증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가계의 가처분 소득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비율도 19.5%로 전년도 대비 2.3% 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부채 관련 통계자료가 경고음을 올리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기껏 할 수 있는 대책이 햇살론, 미소금융 등 가계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키는 미봉책일 뿐이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올인하는 정부가가계부채에 정책적 무게 중심을 두기도 어렵다. 일부 정부 관계자는 가계부채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계부채대부분이 주택담보 대출이고 소득 상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전세계 선진국이 가계의 부채상환(디레버리징)을 경기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과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미국은 가계부채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135%에서 최근 109%까지 낮아졌다. 미국이 최근 추가 테이퍼링에 나선 것도 이런경제체질의 변화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경제관료들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테이퍼링에도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 ,금리,환율 등 거시금융지표를 보면 경제관료들의 진단이 맞는 것 같다.다만 이들의 진단은빚을 내서 빚을 갚는 가계부채가경제펀더멘털을 지탱할 수 있을 때까지만 유효할 것 같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빚잔치를 벌인 경제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어쩌면 '그 놈'이 너무 빨리 우리 곁으로 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정신 바짝 차려야할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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