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시 부실방지 차원서 인수도 검토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해 조기 경영정상화에 나설 전략적 투자자가 있을 경우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5개월만인 같은해 11월 회생계획안이 승인돼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팬오션은 이번 주중 법원의 승인을 받아 매각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고서 본격적인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일 팬오션의 매각 신청을 허가한 바 있다.

팬오션이 해외 선주들과 맺은 고가의 장기용선 계약 등 미확정 채무에 대한 조사확정재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나 회생계획안에 따른 감자와 출자전환 등에 따라 현재 팬오션의 최대주주는 산은(지분율 12.7%)이다.

산은 관계자는 11일 "팬오션 인수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고 지난달 기준으로 월간 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서 매각이 흥행될 것 같다"면서 "제대로 된 전략적 투자자가 들어와 조기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만하다면 인수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이 상업적 이윤을 취할 생각은 없다. 좋은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목표다"고 덧붙였다.

산은 등 채권단은 팬오션이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 1년 이내 법정관리 조기졸업을 목표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에 속도를 내 새주인이 나타난다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새주인이 팬오션이 발행할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구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경우 팬오션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없어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산은은 다만, 매각 과정에서 새주인 찾기에 실패하거나 헐값 매각 가능성이 있을 경우 팬오션이 다시 부실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 인수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표류해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산은이 인수에 나서 역할을 해야하겠지만 그런 상황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게 일차적이고 기본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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