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현대차그룹 계열건설사인 현대건설 등이 현대가(家)의 상징인 계동사옥 본관에 재입성한다. 지난 1983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건립한 계동 본관과 별관에 그룹 모태기업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복귀함으로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원하는 '적통성'이 표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3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약 64억원의 임차료를 내고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본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1년 별관으로 이사한 이후 13년만에 본관으로의 '귀환'이다. 임차기간은 이달부터 연말까지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은 날 현대건설이 현재 사용 중인 별관에 약 85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입주계약을 맺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별관을 떠난 지 약 20년 만이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은 별관 이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21일부터 본격적으로 부서가 이동할 예정이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이 약 3천300여명에 달해 일부 해외부서는 인근 빌딩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별관 앞에 놓인 표지석도 현대엔지니어링 것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법인의 사명이 현대엔지니어링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16일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했다.

본관 사옥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일부 부서가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엠코 직원은 1천500여명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와 현대엠코의 합병법인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오는 27일 임시주총 이후 공식적으로 결성될 것"이라며 "합병법인 사명과 현대엠코 사옥 등의 문제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지하3층 지상14층 규모의 본관과 지상8층의 별관으로 구성된 계동사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1983년 무교동 시대를 끝내고 마련한 현대가의 상징이다.

그러나 옛 현대그룹의 계열분리와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현대건설은 본관을 내주고 별관으로 밀려나는 설움을 겪었다. 당시 계동사옥 지분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현대가에서 사들였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거느린 현대건설을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합병(M&A)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의 모태기업을 손에 쥐게 됐다.

최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회계사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적통성에 중점을 뒀던 것과 같은 관점에서 사옥 이전도 바라볼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옛 현대그룹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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