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국내에서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집단인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 석방과 동시에 인수 행보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의 M&A 성과에서 김 회장의 입김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공백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됐었으나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일단 M&A 업계 관계자들은 14일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 보험사 인수를 가장 가능성 있는 분야로 꼽았다. 교보생명과의 경쟁에서 생명보험업계 2위를 굳히는 것은 물론 손해보험업계에서도 도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회는 있었다.

ING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한화생명 역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화 측은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도 추이를 지켜보는 등 인수 의지도 강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가격을 써내지 못했다.

김 회장이 법정구속되기 전이지만 오너십이 흔들리던 2012년에도 동양생명 인수를 매듭짓지 못했다.

최근 LI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불참했다.

따라서 매물만 있다면 보험사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화케미칼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까지 5조8천454억원의 매출과 642억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화학 부문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데다 태양광 부문 실적도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화학부문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태양광 부문도 최근 업황 개선에 맞춰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한화케미칼은 한화생명 지분과 빌딩 등을 매각하며 인수보다는 재무개선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한화그룹의 특성상 계속 수세적인 경영만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화건설의 이라크 재건사업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건강이 좋지 못한 김 회장의 복귀가 상당기간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비상경영위원회가 자세히 검토하고 김 회장이 최종 판단을 하는 정도만 된다면 의외로 한화의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인 공시를 냈으나 이탈리아 가스회사 인수전 참여설도 한화그룹이 꾸준히 매물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한화케미칼의 경우 재무 부담으로 대형 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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