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강규민 기자 = CJ그룹은 14일 이재현 회장이 4년 실형을 받자 침통한 분위기다. 지난 1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내심 비슷한 판결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수시인사와 조직개편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재시동을 걸었던 CJ그룹은 앞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부회장)를 CJ㈜ 대표이사로 겸직 임명하고 허민회 CJ㈜ 경영총괄 산하에 글로벌팀을 신설했다.

해외 사업에 잔뼈가 굵은 이채욱 대표이사를 지주사 대표이사로 겸직 임명한 것은 물류 사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다.

또, 글로벌팀을 허민회 경영총괄에 맡긴 것도 주목됐다. 그는 과거 삼성SDS와 포스코 연합군을 물리치고 대한통운을 그룹에 편입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CJ그룹은 오는 2020년 총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고 4대 사업군 가운데 2개 이상을 세계 1위로 올리는 'Great CJ'라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또, 물류 사업 비전인 'The Global SCM Innovator'를 선포하고 오는 2020년 물류 사업 부문에서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따라서, CJ그룹이 M&A를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재계는 물론 자문업계도 전망했었다. 이 회장의 복귀는 이러한 CJ그룹의 사업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도 예상됐다.

그러나 실형이 선고되면서 맥이 빠졌다. 중요한 M&A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은 부재 중에도 CJ E&M, CJ CGV 등을 중심으로 인수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M&A로 급속하게 성장한 CJ그룹답지 않게 부진한 M&A 성적표였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과 CJ GLS 합병 이후 국내외 물류업체 인수를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미국 물류업체인 S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포기했다.

CJ제일제당도 라이신 사업확장을 위해 중국 업체와 인수 협상을 하다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마찬가지로 CJ그룹도 M&A에서 오너의 존재감이 가장 큰 기업집단 중의 하나"라며 "조직개편과 인사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대형 거래를 적시에 이뤄낼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IB업계 관계자도 "M&A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문업계는 SK와 한화, CJ그룹 총수의 복귀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실형 선고로 최태원 회장 재판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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