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검찰이 강덕수 STX그룹의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와 STX조선해양 계열사와 강덕수 회장 자택 등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STX그룹 계열사로부터 내부 비리와 관련한 수사의뢰가 들어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압수수색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곳은 STX중공업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압수수색을 STX중공업에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계열사에서 벌어진 각종 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전방위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의뢰 대상은 강덕수 회장을 포함, 전 경영진 5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서도 검찰의 최종 '표적'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STX중공업 채권단은 지난해 12월초 강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회사측에 검찰에 고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권단은 STX건설이 2009년부터 추진해 온 괌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프로젝트에 STX중공업이 보증을 서 손실을 입게 된 것을 강 회장의 배임에 따른 것으로 봤다.

채권단의 이러한 움직임과 별개로 검찰은 STX그룹이 유동성 어려움을 겪게 된 과정에서 강덕수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상 위법한 사항들이 여럿 건 있다고 보고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압수수색을 벌인 회사들이 그룹 전반에 걸쳐있는 것도 이러한 점들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TX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조원대의 추가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국민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초래했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경영상 비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STX그룹의 주요 핵심 계열사들은 채권단의 공동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사실상 그룹내 연결고리는 와해된 상태다.

계열사를 지배했던 지주회사인 ㈜STX마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서 감자와 출자전환 등을 실시하면서 주인은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월드 베스트(World best)'를 꿈꾸며 한때 재계 13위의 STX그룹을 이끌었던 강덕수 회장은 최근 ㈜STX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모든 경영권과 지위를 상실해 사실상 자연인으로 돌아간 상태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STX그룹의 배임ㆍ횡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 회장의 법적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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