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출근 시간이 지켜져야 한다면, 퇴근 시간도 지켜져야 한다."

인기 영화배우가 출연해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커피 광고 카피라이트 문구가 여의도 증권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퇴근 시간이 되면 직원들의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가 증권업계에도 드디어 등장했다. 시작은 우리투자증권이 했다.

할 일이 끝났는데 마냥 자리에 앉아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닌, 할 일을 마치면 퇴근하는 문화가 우리나라 금융투자업계에도 정착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일부터 본사는 물론 전 영업지점을 대상으로 PC오프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시범 운영을 하고, 이 기간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 수정해 내달부터는 초과 근무에 대해 자동으로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되는 PC오프제를 시행한다.

우리투자증권의 PC오프제는 일부 은행들이 시행하고 있는 PC오프제와 마찬가지로 매일 오후 7시가 되면 PC가 저절로 차단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단되기 1시간 전에는 알림창을 통해 총 3차례 PC 차단을 안내한다.

다만, 오후 7시 이후에도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면 사전에 승인을 얻어 PC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예정에 없던 급한 업무 처리 때문에 사전 승인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7시 이후 10분간 PC 가동을 연장할 수 있는 '긴급사용' 버튼을 누르면 PC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영업부 등 해외 금융시장과 연동해 업무를 해야 하는 일부 부서는 PC오프제 적용 예외 부서로 분류할지, 아니면 유연 근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지는 현재 노사가 협의 중이다.

업계 선두 그룹에 속해있는 우리투자증권의 PC오프제 도입이 앞으로 증권업계에 '정시 출근·정시 퇴근'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증권사 인력의 95%는 정시 퇴근이 가능한 인력"이라며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고 지금까지 잘못 정착된 근로 문화를 바꾸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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