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일부 카드사가 고객 정보 유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매일 기술 정보와 관련해 보안 전쟁을 벌이는 기업도 있다.

세계 최대 메모리 사업자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협력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AMK)와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기술과 영업비밀을 유출하고 하이닉스반도체 임직원에 건네준 사건 이후 물샐틈없는 보안 장치를 갖췄다. IT기업답게 보안 기술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보안 관련 정신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경기도 화성 소재 공장은 정문부터 삼엄하다.

반도체사업부 직원들은 경비와 보안을 담당한 삼성그룹 계열인 에스원 직원들의 날카로운 눈총을 맞으며 출근한다. 에스원 직원들은 정보유출자를 적발하면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액세스 게이트(access gate)는 물론 엑스레이(X-ray) 박스를 통과해야 한다. 사내 정보를 유출할 수 있는 전자기기 반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카메라폰과 USB가 엄격한 단속 대상이다.

직원들은 2010년 말부터 휴대폰에 사내 인트라넷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든 모바일마이싱글을 설치해야 했다. 모바일마이싱글을 설치하면 직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경우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모바일마이싱글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삼성 제품이 아닌 휴대폰을 반입할 경우 카메라 렌즈 부분에 의무적으로 보안용 스티커를 붙이고 들어가야 한다. 일종의 '봉인'인 보안용 스티커를 붙이지 않으면 기기의 반입이 불가능하다.

보안용 스티커는 제거할 경우 색이 변하기 때문에 뗐다 붙일 수 없다.

USB나 카메라 반입 시, 투명한 봉투에 넣고 봉인 라벨(스티커)을 붙여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 역시 제거하면 티가 난다.

반도체 사업부에서는 특수 용지도 사용한다. 고가의 용지는 특수성분이 들어 있어 종이를 가지고 출입문을 통과하면 보안 경보가 울린다.

내부문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퇴근 시 보안이 특히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퇴근할 때 줄을 서서 보안 검색대를 빠져와야 한다.

반도체 설계도 등이 경쟁사에 유출되면 피해액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첨단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밀 유출 사건이 있은 이후로 보안이 더욱 심해졌다"며 "직원들은 정신교육도 철저하게 받는다"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외부 해킹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며 "한번 기술 정보가 유출되면 수습하기도 어렵고 수습한다고 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안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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