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애플 납품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조사가 벌어지는 가운데, 조사 결과 단기에 애플 제품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1일(미국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샌포드번스타인의 알베르토 모엘 애널리스트는 노동환경 조사가 작업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는 필연적으로 애플의 생산 비용이 상승함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모엘 애널리스트는 "결국에는 더 높은 돈을 내야 하는 최종소비자를 제외한 모두가 '윈-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엘 애널리스트는 공장들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면 아이폰의 소매가격이 기기당 10달러 이상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아이폰 4S의 소매가격은 2년 약정을 적용했을 때 보통 199달러선이며 약정이 없으면 최고 849달러다.

애플의 최대 납품업체인 팍스콘은 지난 2010년 열악한 근로 환경에 불만을 품은 공장 근로자의 연쇄 투신 사건에 이어 시위가 발생했다.

노동 환경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자 애플은 지난달 13일 미국 노동감시단체인 공정노동위원회(FLA)에 노동환경 조사를 의뢰했다.

FLA는 30명의 조사단을 꾸려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는 이달 말 나온다.

다른 전문가들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승한다는 데 동의한다.

노무라증권은 노동 비용이 상승하면 팍스콘의 제품 제조 비용은 2%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이는 언뜻 작게 보이지만 실적에는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팍스콘은 지난 18일 FLA의 권고에 따라 선전(深천<土+川>), 청두(成都) 등 중국 남부지역에서 가동 중인 공장의 전자제품 조립라인 근로자들의 기본임금을 이번 분기 말까지 연간 평균 20% 인상하기로 했다.

이 경우 올해 회계연도의 순익은 40% 감소할 것으로 노무라는 전망했다.

노무라의 피터 랴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와는 달리 시장점유율에서 타격을 입지 않고도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애플은 브랜드 프리미엄이 있지만,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그렇지 않다"며 아이폰 수익 마진이 경쟁업체들에는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역시 소비자의 흥미를 잃지 않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랴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 마진을 지키려고 가격을 얼마나 인상할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팍스콘의 모회사 홍해(鴻海, 혼하이)는 애플 제품 생산 시설 중 60%를 오늘 6월까지 임금이 낮은 중국 내륙의 청두와 정저우(鄭州)로 이전할 계획이다.

모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가을 중국 선전의 팍스콘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다른 전자업체의 생산공장보다 근로환경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FLA에 조사를 의뢰했을 때 애플이 근로환경을 어느 정도 자신했고 조사 결과를 부정적이지 않게 예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애플이 팍스콘에 FLA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도록 촉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는 결과적으로 애플이 부담해야 할 비용 증가를 수반할 것이라고 모엘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그는 "팍스콘 측에서 문제를 개선하는 대신 (애플에) 그 비용을 물어내라고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당 생산량 측면에서 보면 팍스콘의 생산 효율성이 글로벌 제조업체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모엘 애널리스트는 "홍해는 높은 임금을 애플 등 고객에게 전가하거나 생산성을 개선해야만 하는데 둘 다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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