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증시 거래 침체에 지수마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화살이 애널리스트에게로 향하는 분위기다.

거시 전망은 물론 각 섹터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실제 발표치와는 괴리가 있고 이런 괴리는 대부분 실적 전망을 부풀리는 '뻥튀기 산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정직하게 기업을 분석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과감하게 매도 의견을 낼 것이라고 선언한 리서치 하우스가 주목을 받는 게 현실이 됐다.

일각에서는 '애널리스트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그래도, 애널리스트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용감한 애널리스트가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코스피200 내 기업의 이익 추정에 참여하는 애널리스트 수와 월간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매일 '신한 생각'이라는 꼭지를 통해 내놓는 짤막한 1장짜리 보고서 중에서 <존재의 이유> 리포트 1편에서다.

기업을 분석한 애널리스트 수와 실제 수익률이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실제 데이터를 넣어 확인한 시도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 전월 대비 이익 추정치를 제공한 애널리스트가 한 명이라도 늘어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월 현재 61%(로그 수익률 기준)다. 반면,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든 경우에는 종목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17%로 나타났다.

추정치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가 한 명이라도 늘어난 종목의 주가는 좋았고 반대로 애널리스트가 적으면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얘기다.

곽 연구원은 "이는 애널리스트가 분석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성장성이 보이고 재무제표가 건실한 기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애널리스트가 (커버 기업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당 기업의 가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애널리스트 존재의 이유를 이런 분석을 통해 증명해보이려 시도했지만, 보고서 말미에 남긴 푸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우리 모두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무플보다는 악플이 나으려니…하는 수밖에 없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