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5일~9일) 서울채권시장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예정된 3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참가자들의 매수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 상단을 상회한 데 따라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으나, 국내외 여건은 신규 매수 베팅은 물론 기존의 '롱' 포지션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예상보다 선방한 1월 광공업생산과 2월 무역흑자 규모 확대 등으로 채권 매물 압력이 확산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LTRO) 등으로 국내외 증시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국채선물 매도세를 재개하는 한편 금리스와프(IRS) 페이 베팅도 지속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7일에는 전산장애시 국고채 입찰과 관련한 '비상대비방안(Contingency plan)'을 내놓는다. 또 8일에는 국채선물시장 관련 국고채전문딜러(PD) 평가방식 개선 내용을, 같은 날 개인국고채 투자활성화와 물가연동국채 유동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7일 지난 1월중 통화.유동성 지표와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내놓고, 8일 3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본회의를 개최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7일 3월 경제동향을 내놓는다.

▲'숏'으로 기우는 무게중시= 지난주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0월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조정 압력이 팽배했다. 광공업생산과 무역수지 등의 실물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도 ECB의 2차 LTRO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도 채권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금통위원들은 지난 1월 금통위 본회의에서 대외여건이 개선된다면 금리 정상화 과정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 동향도 '롱' 포지션에 불리하다. 이들은 최근의 매도 공세에서 지난주 초중반에는 다소 매수 흐름으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였으나, 지난 2일 1만6천계약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재차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규모가 '0'에 가까운 상황에서 점차 매수세를 늘린 것으로 평가됐으나, 매수 물량 대부분을 재차 처분한 데 따라 누적 포지션이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채선물뿐 아니라 IRS 시장에서도 역외 헤지펀드들은 중기 영역을 중심으로 페이 공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IRS는 지난 한 주간 헤지펀드의 페이 베팅에 따라 3~5년 구간에서 각각 6bp 이상 상승했다.

이달 국고채 3년물 발행 물량도 전월보다 늘어난 상태에서 시장의 무게 중심은 당분간 매도 방향으로 쏠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도 우호적 여건이나, 약세 흐름은 제한적"= 전문가들도 당분간 채권금리의 하락보다는 상승 요인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상승에 따른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위험 선호 심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경제지표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가격수준에 따라 달라지며, 위험자산의 가격이 제법 오른 상황에서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계속해서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의 가격상승이 제한적이라면, 채권시장에는 저가매수 신호로 인식될 것"이라며 "1.4분기가 연간으로 금리상승 압력이 가장 높은 시기로 판단되므로 적극적인 채권투자는 인내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한 가운데 채권시장에 금리하락 재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글로벌 위험자산 랠리를 견인한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와 유럽의 유동성 공급정책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안전자산인 채권금리가 급하게 올라갈 시기는 아니며, 글로벌 금리여건대비 다소 높은 수준인 한국 금리 역시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추정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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