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보험사들이 역마진을 우려해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이자율 하락으로 환급금이 적어진데다, 세제혜택까지 대폭 축소되면서 신계약도 급감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2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일제히 동결 또는 하향조정했다.

한화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1월 4.05%에서 4.01%로 0.04%포인트 낮췄으며, 교보생명은 6개월 만에 4%대를 무너뜨리고 3.96%로 내렸다. 동양생명은 4.13%에서 4.1%로 조정했다.

생보사보다 공시이율 수준이 낮은 손해보험사들도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낮추는 이유는 자산 운용 수익률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손익 측면에서 부가보험료, 위험보험료 비중이 작고 저축보험료 부분이 커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특히 요즘같은 저금리 하에서는 금리 리스크에 쉽게 노출돼 자산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다 작년 4월부터 위험기준자기자본(RBC)제도에서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이자율(금리)이 높으면 그만큼 자본을 쌓아야 하는 '금리 역마진' 걱정도 금리하락세를 부추겼다.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 경쟁적으로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판매했지만 요즘에는 저축성보험 영업 자체를 자재하는 분위기"라며 "미국의 양적완화로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공시이율이 인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율이 하락으로 환급금이 적어지고 소득공제 혜택도 사라지면서 저축성보험을 찾는 고객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신계약금액은 53조9천57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조원이나 줄었다.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서 22.1%로 줄었다.

한 대형 생보사의 올 1월 저축성보험 판매 실적은 50억원(가마감)으로 전년동월 12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감소한 영업이익 보전을 위해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훨씬 좋다"며 "질병이나 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보험금이 나갈 일이 없어 금리 변동에도 민감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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