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연저점을 경신한 후 레벨 부담감과 유로화와 불안정한 흐름 등으로 낙폭이 제한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LTRO)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우리나라의 2월 경상수지 흑자 소식 등 대외 재료들이 달러화의 하락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주 열리는 중국의 양회(兩會)에서 경기 부양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로 위험투자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스페인의 재정적자 확대와 이번주 민간채권단의 채권 교환협상 결과를 앞둔 경계심 등으로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달러화가 연저점을 경신한 이후 가파르게 저점을 낮춰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근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점도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빅피겨' 코앞..중국 '양회' 기대도 =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오던 달러화가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는 양상이다. 달러화는 지난주말 1,115.50원까지 내리며 종가 기준으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저점도 1,111.80원으로 낮추면서 '빅피겨'인 1,1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ECB의 2차 LTRO에 따른 유동성 공급과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 등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저점을 낮춰가는 양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에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가량 주식을 사들이는 등 자본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예상을 깨고 22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대내외에서 달러화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주말 달러화가 연저점을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외환당국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도 다소 완화됐다.

수출이 나름대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압력이 커진 만큼 당국의 스탠스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진단이 힘을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일 개막한 중국의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경기 부양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로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도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대내외에서 하락 재료들이 우위를 보이는 데 따라 달러화는 이번주 추가로 저점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못 오르는 유로화..불안감 여전 = 그렇다고 달러화가 이번주 곧바로 '빅피겨'인 1,100원선 테스트에 나설 정도로 강한 하락세를 나타내기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로화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달러는 지난 주말 1.32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를 당초 EU와 합의한 목표치인 4.4%에서 대폭 확대된 5.8%로 설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그리스 디폴트 등 극단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지만 잠재된 불안 요인은 여전함을 재차 각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주에도 오는 8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된 그리스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결과 앞두고 유로화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참여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유로화가 재차 급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유가와 QE3..美에 쏠린 시선 = 이번주에는 유럽외에 미국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우선 오는 5일 열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이 금융시장의 핵심 이슈인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회담 결과에 따라 유가가 출렁일 수 있다.

오는 9일 발표된 미국의 2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관심사다. 2월 비농업 신규고용자수는 21만명 가량으로 3개월 연속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글로벌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벤 버냉키 의장이 의회연설에서 QE3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지속 호조를 보이면 QE3에 대한 기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QE3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다면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위험통화들의 약세를 이끌 수 있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이번 주 국내에서는 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달도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예상외 결정만 나오지 않는다면 달러화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9일 1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6일 '최근경제동향 3월호'를 내놓는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9일 2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나오고 앞서 7일에는 ADP고용지표가 나온다.

5일에는 공급자관리협회(ISM) 2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비제조업 PMI는 56.0으로 전월에 비해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9일에는 1월 무역적자가 발표된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