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포스코의 새 수장에 오르는 권오준 차기 회장이 당초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 사내이사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폭 물갈이하면서, 그룹 전체의 조직도 '원톱'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7일 포스코 상장 계열사 6곳 중 5곳의 CEO를 교체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교체 대상이 된 곳은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포스코ICT, 포스코켐텍, 포스코엠텍, 포스코플랜텍 등이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비상장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의 CEO도 조만간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4일에는 포스코 사내이사 5명 중 4명을 교체한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새 사내이사로는 권 회장 내정자를 비롯해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윤동준 포스코 전무(기획재무부문 경영전략2실장) 등 4명이 확정됐다.

대신 정준양 회장을 비롯해 정 회장 체제에서 역할이 컸던 박기홍 기획재무부문장(사장), 김준식 성장투자사업부문장(사장), 김응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최근 불과 사흘 만에 포스코그룹의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가 생긴 것이다.

권 신임 회장이 추진한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의 '4명 대표이사' 체제를 회장이 원톱으로 나서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면서, 회장 직속으로 기획조정실 역할을 하는 '가치경영실'이 신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이 전사적인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사업부문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오너십이 강화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또, 지금까지 포스코는 계열사 중 규모가 큰 곳에 대해서는 해당 CEO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부회장' 직함을 부여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대우인터와 포스코건설 등의 CEO는 '부회장' 직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열사 CEO 교체를 계기로 '부회장' 자리는 없애는 방안이 유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포스코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구조가 차기 회장 한 명에 힘을 더 실어주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포스코 안팎에서는 권 차기 회장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 경영진교체 등 변화를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흐름은 이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권 차기 회장이 정식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당초 전망보다 훨씬 큰 폭의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임 회장이 취임 후 '철강경쟁력 강화'와 '재무개선'에 주력하기 위해 조직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특히 주요 인사를 바꾸고 조직을 정비해 의사결정 체계를 더욱 빠르게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현재 생산과 마케팅, 재무, 기획, 연구개발(R&D), 구매 등 6개 사업부문으로 나뉜 조식체계를 철강생산·마케팅·기획재무·경영인프라 4개 부문으로 통합 운영하는 조직개편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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