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전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은 글로벌 시장에 아직 반영이 안 됐다고 경고했다.

3일(미국시간) 엘-에리언은 미국 포천지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긴장 상태가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이에 따른 위험도 아직 시장에 완전히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엘-에리언은 우크라이나는 그 자체로는 체계적 위험 측면에서 중요한 국가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천750억달러 정도로 작고, 대외적인 경제적 연결 고리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또 가스 연결책으로서의 역할을 제외하면 글로벌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역할은 제한돼 있으며, 외환 시장과 채권 시장의 규모도 작다는 것이다.

그러나 엘-에리언은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주시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측할 수 없는 동서양의 줄다리기 싸움의 한가운데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위험을 좀 더 체계적 위험으로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지금과 같은 과정이 계속 이어진다면 주요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충격이 금융시장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러시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는 등 시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엘-에리언은 판단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내부 혹은 외부에서도 현 사태를 당장 풀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엘-에리언은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만간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자국의 의지대로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할뿐더러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가 결정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두 판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당장 긴장이 사그라지더라도 앞으로 몇 달간 몇 번이고 다시 같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엘-에리언은 내다봤다.

다만, 엘-에리언은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러시아와 서방은 긴장을 풀고 타협에 이르는 것이 공동의 혹은 개별 국가의 이익이라고 결론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엘-에리언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리아를 포함한 일련의 지정학적 분쟁에서 여러 국가와의 협력을 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일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정치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긴장이 초래된 일반적 경우라며 이러한 전반적 지정학적 위험은 아직 일부 자산시장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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