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우크라이나 위기는 이미 통화절하와 자본 유출로 취약해진 러시아 경제의 위험을 확대하고 있다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6일(런던시간) 진단했다.

피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상당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러시아의 신용등급은 견조하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아직 러시아의 'BBB'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개입하면서 3일 루블화는 달러화에 2.2%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보였으며 러시아 증시는 10.8% 급락했다.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50bp 인상한 7%로 올렸고, 루블화를 지원하고자 110억달러를 내다파는 개입을 단행했다.

피치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루블화 약세는 원유와 가스 수출의 자국통화 가치를 높여 국가 재정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와 가스 수출은 연방정부 세입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덕분에 러시아 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6% 목표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비원유 세수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고 피치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적은 국가부채와 대규모 외환보유액 덕분에 견조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고 있다.

GDP의 23%에 이르는 순해외자산은 대외 충격에 충분한 완충장치를 제공해 신용등급을 지지한다고 피치는 평가했다.

피치는 그러나 루블화 약세로 전반적인 러시아 경제가 벌어들이는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BBB' 등급에 속한 국가들의 중간값을 이미 밑돌아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1.3%로 떨어졌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높은 금리, 그리고 자본 유출 가능성은 모두 경기 하강 위험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피치는 말했다.

피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및 금융제재 위험이 커지면 자본유출은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제제재가 성장률과 투자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신용등급에 대한 검토를 초래할 수 있다고 피치는 말했다.

다만, 유럽의 러시아 교역 상대국들이 러시아의 보복을 불러올 경제제재를 단행해 자국 경제에도 불안을 초래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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