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20 hwayoung7@yna.co.kr 인가권과 감독·제재권을 갖는 정부는 은행을 단순 민간 회사로 보지 않는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돈의 혈맥을 책임지는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민 혈세로 살려낸 곳이란 생각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쏟아부은 금융구조조정 비용은 168조원에 달했다. 국민 모두가 고통받던 시기임에도 막대한 돈을 투입해 살려냈으니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돈으로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한국 경제에 대한 연례보고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IMF가 사실상 한국 경제가 팔팔 끊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쪼그라들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정점을 찍은 상태에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없으면 성장률도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소위 '피크 코리아(Peak Korea)'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진단한 셈이다.IMF는 지난주 1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내년 성장률을 2.2%로 각각 전망했다. 또 지난해 5.1%까
"그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숫자로만 말한다며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찾기 힘들던 메리츠증권의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개를 숙였다.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부회장은 사모 전환사채(CB) 의혹과 이화전기 사태의 중심에 선 메리츠증권 대표로 여·야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국감대에 선 그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던 금융투자업계에선 그날의 최 부회장을 두고두고 곱씹었다.메리츠증권 입장에서도 기업금융(IB) 본부 내 일부 임직원이 직무상 정보를 이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미국 물가 둔화에 뉴욕 증시와 채권 시장이 큰 폭으로 반응했다. 미국의 10월 CPI는 전년 대비 3.2%, 전월비 0.0%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4.0%, 전월비 0.2%로 예상치보다 낮았다. 이를 반영해 전일 2년물과 10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거의 20bp씩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확신한 셈이다. 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졌다.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내년 5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올해 8월 1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세계 경제 패권국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향후 3년간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거버넌스의 부식(erosion of governance)'을 등급 조정의 이유로 내세웠다. 6월 초 극심한 진통 끝에 '국가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이를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불협화음을 문제로 지목한 것이다.12년 전인 2011년 8월 5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같은 이유로 미국의 신용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릴만하다. '로켓 배송'의 대명사 쿠팡의 '로켓 질주'다. 쿠팡은 올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작년 3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흑자다. 2010년 창사 이후 첫 번째 연간 흑자 달성이 확실시된다.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당시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표다. 쿠팡은 2021년 2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직전 연도인 2020년 실적은 매출이 13조9천236억원, 영업손익은 5천504억원 적자였다. 당시보다 매출은 두배가량 급증했다. 꿈에 그리던 연간 흑자전환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청년동행센터 건물에서 현장 점검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7 ondol@yna.co.kr 그런데 지난주 일요일(5일) 열린 당정 협의는 좀 엉뚱했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이 사전 공지한 당정 협의 안건은 통신비 절감 방안과 새만금 민간투자 유치현황 및 계획 등 2가지였다. 그런데 갑자기 당정 협의를 취소한다고 했다가 비공개로 연다고 했다. 안건도 바뀌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여당 의원이 '다음 포커스는 공매도'라는 문자를 언
금융당국의 증권시장 공매도 전면 금지를 보노라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떠오른다. 영화에서 밀러 대위와 그의 대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3형제가 전사하고 적진에서 실종된 생존자인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출하라는 미국 행정부의 특별한 작전을 수행한다. 하지만 부대원들은 작전의 성패에 앞서 라이언 일병 한명을 구하기 위해 여덟명이나 되는 대원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놓고 혼란에 빠진다.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지난해 정부가 '빚투(빚내서 투자)'로 손실을 본 청년층의 채무를 조정해주겠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은 201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칵테일형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동시다발적인 악재가 터져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제위기에 중국발 경기 둔화가 더해져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었고, 중동발 정세 불안과 북한의 수소탄 실험 등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도 커져만 갔다. 오스본 전 장관은 이러한 상황을 다양한 술과 음료를 혼합해 만든 칵테일에 빗대어 설명했다.이에 앞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에는 아마겟돈을 빗댄 말들이 유행했다. 대형은행들의 파산과
1998년 12월 9일자 주요 조간 1면에는 '왜 미래에셋인가!'라는 문구와 함께 펀드매니저를 내세운 광고가 실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이 뮤추얼펀드 출시를 기념하면서 낸 광고였다.광고에 등장한 강길환, 선경래, 구재상, 김영일, 이병익, 서래호는 당시 모두 미래에셋의 젊은 운용역이었다. 펀드를 실제 운용하는 매니저의 얼굴과 이력을 처음으로 공개한 이 광고는 투자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광고 효과는 꽤 컸다. 이 광고 아이디어는 박현주 회장에게서 나왔다. '박현주 1호' 펀드는 증시 상황과 광고 효과가 맞물려 오늘날 미래에
자산시장에 균열이 가고 있다. 코스피는 기업 이익 전망 하향과 배터리 산업으로 쏠렸던 자금이 빠지면서 연중 고점 2,668 대비 300포인트 넘게 내렸다. 주식시장에 잠재했던 각종 사건·사고도 튀어나오고 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유동성 힘으로 반등했던 기세가 가계부채 우려로 약해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2.0%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나라 곳간도 우려된다. 올해 국세 수입은 기존 세입예산안 전망치 400조원에서 341조원으로 줄 것으
"일본은행(BOJ)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의 추가 조정을 고려할 것이며, 1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가 1%를 초과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 BOJ의 10월 정례 통화정책회의 당일인 지난달 31일 BOJ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의 발언이 현지 유력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보도됐다.BOJ가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기존의 0.5%보다 높은 1.0%를 상한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인 10월 회의에서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고공행진으로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인수를 할 수는 없었다". 연초 약 한 달간 주식시장과 연예계를 뒤흔든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이 끝나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한 말이다.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쩐(錢)의 전쟁' 끝에 에스엠 인수 중단을 선언했다. 하이브는 에스엠의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플랫폼 협업이란 실리를 택했다. 에스엠 지분을 카카오에 되팔아 1천억원대 차익도 남겼다.정작 에스엠을 인수한 카카오는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됐다.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무리수를 둔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 2월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
부도 확률이 10%를 넘는 부실기업의 부채가 4년 만에 2.3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기업부채 리스크와 여신 건전성 추정'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zeroground@yna.co.kr트위터 @yonhap_graphics페이스북 tuney.kr/LeYN1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든 기업의 부실 문제가 터지면 정부와 은행(채권단) 등 금융사, 법원이 개입한다. 일차적으로 떼인 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을 회생시켜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최근 대내외 여건이 어렵습니다. 세계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경제뿐 아니라 국민들의 일상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각 부처는 민생안정을 위해 고물가ㆍ고금리와 전쟁을 한다는 각오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경제부총리를 역임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녹녹하지 않다는 뜻이다.◇ 상당 기간 고금리·고물가와 상존 불가피한덕수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세계적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이제 '새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주식과 채권 등 한국 자산에 대한 매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들은 9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7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도 순회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9월 기준으로 국내 상장 채권을 8조160억원 매수했으나 8조6천530억원을 만기 상환받아 결과적으로 6천370억원을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중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은 8월대비 1천억원 가량 줄었다. 주식과 채권 등 국내 자산들이 2개월 연속 외국인들의 외면을 받는 셈이다.사실 외국인들의
전 세계가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체험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긴축 기간에 경기 둔화 조짐이 포착되면 빠르게 인하로 돌아섰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금은 그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만 여전히 높으며 현재의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만 너무 긴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등의 불안 요인에도 미 경제 지표가 계속 좋게 나오니 2년 전 인플레 대처에 실기한 연준으로서는 당연한 대처로 보인다.문제는 전
정보 실패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유혈 분쟁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가 상습 분쟁 지역임에도 전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전쟁 발발과 관련한 단서를 적기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수개월 전부터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파악해 공개하고, 개전 예상일까지 내놓는 등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외교 정책의 중심이 중국 견제로 옮겨가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결과적으로 하마스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2 uwg806@yna.co.kr 그렇다고 기업인의 국감 출석을 무조건 배제해선 안 될 일이다. 기업인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국감장에 불려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갑의 횡포와 일감 몰아주기, 산업재해 등에 취약한 산업과 기업에 대해선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서 따져 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총수나 경영진에 국회가 불법과 편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 방지 약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3' 프레스데이에서 고공강하팀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2023.10.16 hwayoung7@yna.co.kr 그간 우리 정부와 주요 방산 기업들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내놓은 무기체계를 사들이기 위해 주요국의 바이어들은 한국을 찾는다. 이번 ADEX에 57개국의 주요 국 군관계자와 방산기업 최고경영자, 바이어 등이 대표단을 보냈다. 단순히 우주항공·방산 체계의 발전상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