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글로벌 증시 여건이 점점 비우호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4일(미국시간) 진단했다.

매체는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 ▲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부양책 축소 ▲ 美기업 실적 감소 전망 ▲ 높은 밸류에이션 ▲ 이렇다할 조정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 여섯 가지 악재를 제시했다.

첫번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매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자치공화국을 병합할 가능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인 인구가 많이 있는 동부 우크라이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방의 개입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대한 독일과 서유럽 및 중부유럽의 의존도 때문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과거만큼 강대국은 아니지만, 국지적 분쟁으로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리스크 프리미엄은 높아질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두번째 중국 악재는 러시아보다 더 중요하다고 매체는 말했다.

중국의 수요는 상품 가격과 원자재 생산국에 대한 투자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서구의 고급 제조품 수요자 역할을 해 왔으나 이런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업들의 불안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 뿐만 아니라 그림자은행의 위기에 대한 우려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여건은 선진국에 막대한 충격을 주게 된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고 하반기에 완전히 자산매입을 종료할 것이란 전망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임금도 반등세를 보임에 따라 Fed가 머지않아 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영국도 비슷한 상황으로 주택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영란은행(BOE)이 금리 동결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뉴질랜드는 이번 주 금리 인상을 단행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긴축 정책을 시작했다.

네번째 악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이다.

기업들은 과거 기록적인 수익을 냈으나 이제 임금을 인상하고 있어 경제에서 기업들의 높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당기간 이례적인 수준을 보였던 기업들의 실적이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매체는 말했다.

다섯번째 악재는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에 따르면 물가를 고려한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를 웃돌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에 근접한 것으로 장기평균인 15배보다 50%가량 높은 것이며, 보통 시장의 붕괴 이전에 선행하는 수준이다.

유럽증시는 미국증시보다 상황이 낫지만 지난 2009년 저점을 찍은 이후 크게 올랐으며 독일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영국 증시도 최고치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시장은 강세장을 보일 때에도 때때로 조정이 나타난다.

최근을 제외하고는 주가가 2% 정도 떨어진 후에 지수는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정'이라고 부를만한 장세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펀드매니저인 존 허스맨에 따르면 신고점을 찍기 전에 주가가 소폭 밀리는 이런 모습은 펀더멘털에 기반에 매수에 나서는 합리적인 투자자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 열광의 징후라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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