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2분기(4~6월)에 들어 미국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 국채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신흥국 불안 등 잠재적인 리스크가 국채 가격에 지지선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31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겠지만,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 급격한 매도세 또한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 美 국채 10년물 금리, 2분기 말 3%대 예상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지만,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채권금리가 2분기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분기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작년의 채권 매도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투자자들은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정치적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성장세를 가늠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나, 매도세는 급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시장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6월 말까지 3%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 은행은 지난 1월 금리가 올해 중반까지 3.25%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0년물 금리가 6월 말까지 3.1%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 美 성장 가속…금리 상승 재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이 다른 재료를 압도하면서 금리를 위쪽으로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활동을 멈춰 세웠던 이례적인 한파와 눈폭풍이 끝난 이상 경제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며, 덕분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빌 마틴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CREF) 채권 포트폴리오 총괄은 미국의 성장세가 다른 국가의 취약한 경기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 보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연말께 3.2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소재 M&G 인베스트먼츠의 짐 리비스 채권부문 총괄은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꺼지지 않는 이상 채권금리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리비스 총괄은 "채권금리가 작년처럼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지난해 여름 나타났던 대대적인 매도세 이후 더 높은 금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더 잘돼 있다"고 설명했다.

◇ 대외 불확실성…금리 상승에 제동

동시에 세계 경제에 도사리고 있는 리스크 때문에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제한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헤지펀드 나인 알파 캐피털의 제이슨 에번스 창립자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2.5%~3.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는 게 기본적인 전망이지만, 만약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면 금리가 2.5%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TD증권의 리처드 길훌리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신흥국 문제가 상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흥국 불안이 다시 두드러지면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2%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이 중국 경기둔화 리스크를 과소평가 한다고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개월간 중국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경기가 더 둔화하면 세계 경기 회복에 부정적일 것이며 미 국채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위기로 촉발된 긴장으로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이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에 상승 재료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물가상승률 대비 국채 금리가 높다는 점 역시 국채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 이하인 반면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5월부터 그 이상이었다.

존스 스트래티지스트는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높은 수익률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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