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사들을 포함한 국내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말까지 신고된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부터는 등기임원들의 보수가 공개됐다.

업권별 CEO들이 작년에 얼마를 받았는가부터 시작해, 업종별 차이와 CEO 이하 임원들의 개별 연봉이 알려지면서 일반 직장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관련 댓글에는 `내 월급 100년 모아도 안될 연봉'이라는 푸념에서부터 `경영활동도 안한 사람이 왜 연봉이 그렇게 많나'라는 비판과 `20년후 저 연봉을 받고 말리라'라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밝혀진 경영진들의 보수가 직원들과 많게는 수십배 차이 나는데 대한 질시의 눈총도 있었지만, 직장인들의 최종 목표인 `임원'에 대한 열망도 볼 수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CEO들의 작년 평균 연봉은 3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업권 1위를 기록한 박종원 전 코리안리 대표는 176억원을 수령했고,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대표가 54억원,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씨티은행장도 29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2,3위에 올랐다.

지난해 CEO 연봉이 28억원인 삼성카드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7천만원으로 40배가 차이났고, 신한,하나은행은 15~16배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은 금융권보다 직원과 임원의 연봉 차이가 더 심하다.

비오너 CEO들만을 놓고보면 제조업체의 작년 `연봉 킹'은 67억원을 수령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어 신종균,윤부근 삼성전자 사장과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 이준호 NHN엔터 사장, 이창규 SK네트웍스 고문 등이 30위권 안에 포진한 비오너 CEO들 이다.

적자 난 회사들의 CEO가 수십억원씩 연봉을 챙겨가는 것이나 구속수감 등으로 경영활동을 하지 않은 회장들이 최고의 연봉을 받았다는 것은 모럴헤저드의 여지가 있지만, 이를 제외한 등기임원들의 연봉과 일반 직원들의 차이를 운운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논하는 것은 지나친 발상일 수 있다. 사원과 CEO의 임금 격차가 열배 이상 난다는 얘기를 거꾸로 말하면 고단한 셀러리맨들도 언젠가 지금 연봉의 열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점점 짙어지고 있는 양극화로 인해 연봉도 신분에 따라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분노를 가진 직장인들에게 `10억 연봉'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 계기라는 점에서 연봉공개가 마냥 위화감만 조성하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20년,30년 최선다한 직장 생활의 결과를 보고 희망과 포부를 품게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마크 저커버그와 스티브 잡스처럼 바닥에서 출발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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