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국민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들도 애도에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내·외부 행사를 최대한 줄이고,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각종 지원도 자칫 생색내기로 비춰질까 우려돼 조용히 시행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임원들은 세월호 침몰 이후 자체적으로 골프와 같은 외부 행사를 자제하기로 했다. 지점과 지역본부별로 시행해왔던 직원 체력단련회와 같은 춘계 행사도 취소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있어 내부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고, 꼭 필요한 행사의 경우 조용히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근 각종 사고로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라 더욱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이번주 열기로 한 행장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배가 묘사돼 있는 자사 광고의 추가 편성을 중단하고 다른 버전의 광고를 예정보다 앞당겨 방영하기로 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내달 1일 예정됐던 금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행사 취소는 민간 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이번주 열기로 한 이사장 간담회를 취소했고, 한국은행은 이날 예정됐던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취소한데 이어 23일 경제동향간담회도 내달 21일로 미루기로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23일 열기로 한 중소기업중앙회 행사를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업계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지원에 나섰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홍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밥차와 세탁차를 지원하고 지역본부 직원 40명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지원을 당분간 계속할 예정이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안산시에 라면 등 각종 물품을 전달했고 지난주말 본점 직원들이 경황이 없을 유가족을 위해 옷가지를 챙겨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자칫 잘못하면 생색내기로 오해할 수 있어 외부로는 활동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문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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