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태화(sterilized) 양적 완화'는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부양하는 새로운 형태의 양적 완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ed는 돈을 찍어내 장기 주택담보증권(MBS)이나 국채를 사들이되 이를 저금리에 단기로 다시 차입함으로써 시장의 전반적인 유동성을 통제한다.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태화 양적 완화'로 불리는 것이다.

Fed는 앞서 1차와 2차 양적 완화에서 장기 채권을 매입해 장기 금리를 낮추고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늘리고자 했으나, 이 과정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제한할 수 있는 방식의 자산 매입을 선택한다는 의도다.

Fed는 시중에 푼 유동성을 다시 흡수하는 방법으로 역(逆) 환매조건부채권(Reverse Repurchase Agreement.역RP) 거래와 정기 예금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역RP 거래는 Fed가 프라이머리딜러(PD)사들에 국채 등 담보물을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하는 거래를 뜻한다. Fed는 이 거래로 국채를 팔면서 딜러로부터 현금을 받아 유동성을 흡수한다. 또 Fed는 나중에 팔았던 국채를 매입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임으로써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흡수할 수 있다.

정기 예금은 은행이 Fed에 최대 28일까지 단기간 자금을 예치하게 해, 단기 자금이 시중에 풀려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 조치다.

이 두 방식은 현재 실행 중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비슷한 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됐다. 은행들이나 투자자들이 가진 장기채권의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해 장기 금리 하락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Fed가 보유한 단기 채권의 양만큼만 거래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불태화 양적 완화 방식은 이와 같은 제약에서 자유롭다. (태문영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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