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 나라가 `집단 우울증'에 걸린 듯한 요즘, 경제산업계 역시 일손을 놓고 세월호 참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업무상이건 단합 차원이건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누가되는 일체의 모든 이벤트, 유흥 행위가 자제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을 넘어 근본적으로 `경제문제'에서 출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익우선주의'라는 기업의 논리가 안전에 앞서게 되면 결국 기대수익보다 큰 경제적 손실로 연결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만들었다.

세월호는 지난 15일 오후 9시 짙은 안개를 뚫고 무리하게 인천항을 출항했다. 이유는 해운사의 수익 욕심 때문이었다. 출발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탑승객과 화물의 운임 몇천만원의 손실을 염려한 탓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참사와 함께 회사 자체가 경제적으로도 기대수익대비 훨씬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은 그동안 연평균 약 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고,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이 8억원 가까이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터였다. 안전을 외면한 선사측의 비용절약 문제도 도덕적 해이를 몰고 왔다.

청해진해운은 사고 2주 전에 이미 조타기 전원 접속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의 원래 선장인 신모씨가 선박 개조 이후 여러 차례 선체 이상을 느껴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수리 비용 몇푼을 아끼려다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선박 구매 역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에서 1994년 건조된 세월호는 18년 동안 일본 근해에서 운항하다가 청해진해운이 2012년에 들여왔다. 이때 이미 선박 수명이 공식적으로는 2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의 낡은 배였다. 선사가 세월호를 인수한 금액 146억원 가운데 대부분은 산업은행 등에서 대출을 했다.

일본에서는 여객선 선령 제한이 20년인데 반해 국내 여객선의 경우 25년으로 운행기간이 늘어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싼 고물 배로 비용을 아낄려다 수많은 사람의 인명을 맞바꾼 셈이다. 선사가 돈을 벌기 위해 안전을 저버린 과적도 문제였다. 세월호는 한국선급(KR)이 승인한 최대 적재 화물량보다 2배 가량 많은 화물을 싣고 있었다. 운송수임을 더 벌자고 위험한 과적을 감행한 것이다.

선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선장의 월급은 270만원이며 그것도 1년 계약직이다. 항해사와 기관장, 기관사의 급여는 이보다 더 적었다. 박한 처우는 사명감과 직업윤리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배경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결국 국가 경제적으로도 충격과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각종 행사에 따른 서비스업계의 매출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나 호텔, 여행업계 등이 일차로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으며 회식 등이 줄면서 술 소비마저 감소한 지경이다. 참사 후유증이 지속되는 한 경제 파장은 당분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은 수익에 몰두한 선사의 욕심이 씻을 수 없는 비극과 엄청난 국가적 경제손실로 연결된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부조리한 기업 경영을 규제 못한 정부도 대형 손실을 초래하게한 공범자임은 말할 것도 없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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