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참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취임 후 두번째로 통화정책 회의를 주재한다. 첫 회의 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양적완화(QE) 축소를 마무리 지은 후 6개월 후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이른바 '6개월 발언'이 그것이다. 이번 회의는 첫 회의때 저지른 말실수를 주워담을 수 있는 찬스다.

옐런 의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6개월 발언을 진화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이후 시카고·뉴욕을 돌며 연설을 한 그는 "연준은 경제회복을 위해 저금리 체제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을 연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도 그의 진의를 파악하고 각종 금융변수들이 안정세를 되찾았다. 미국 경제가 회복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연준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며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올리기보다는 경제상황을 봐가면서 유연성있게 대처할 것이라는 게 옐런 메시지의 핵심이다.

29~30일 열릴 회의에서는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1년에 네차례(3.6.9.12월)만 한다. 회견이 없기 때문에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정제된 메시지만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번 회견 때처럼 돌발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지난달 회의 때 논란이 됐던 '점도표(dot plot)' 역시 3개월에 한 번씩 공개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사통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통화정책 회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각론을 들여다 보면 금리 인상 '시기'와 양적 완화 축소 '규모'가 관심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 축소는 최근 추세대로 100억달러가 예상되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연준이 구체적인 힌트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시기는 중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둘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정책스탠스는 미국 경제의 성적표에 달려있다. 고용과 소비지표가 얼마나 나올지, 경제성장률은 속도를 낼 것인지 등이 주목할 변수다. 30일 나올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다음달 2일 나올 4월 고용지표는 의미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작년 4분기에 2.6%였던 미국의 GDP증가율은 올해 1분기 1.2~1.5%선으로 쭈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파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1분기의 성적표보다는 2분기 성적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에 미국 성장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한파의 충격을 딛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고공행진 채비를 하는 것으로 보는 셈이다.

4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대략 21~22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월에는 19만명 증가했다. 20만명 이상 고용자 수가 나오면 미국 경제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성장률과 고용이 궤도에 오르게 되면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에는 '밋밋한' 연준 회의보다 '핫'한 미국 GDP와 고용지표가 더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수장인 옐런 의장이 다음달 1일 예정된 공개연설에서 미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주목할 변수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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