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중근의 기술적 분석(169회)
<기고> 김중근의 기술적 분석(169회)
  • 승인 2014.04.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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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은행의 딜링 룸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자주 발생한다. 포지션을 청산하려다 매입-매도의 방향을 착각하는 통에 되레 포지션을 두 배로 늘리는 사고도 있고, 애당초 포지션을 잘못 파악하여 엉뚱한 거래를 하는 일도 있다. 상대방 은행에 결제를 빼먹는 일, 엉뚱한 곳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도 흔히 터지는 사고이다. ‘돈’과 관련된 사고인지라 이것은 고스란히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초보 딜러였던 시절, 나의 보스는 영어로 ‘assume’이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하였다. 그는 자나깨나 “Don't assume!”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의 주장은 “그럴 거야” 혹은 “어떻게 되겠지, 별일 있겠어?”라고 가정(assume)하는 순간,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는 딜러들에게 얼렁뚱땅 끝내려 하지 말고, 항시 확인할 것을 강조하였다. 조금만 신경 쓰고 한 번 더 살피면 업무적으로 사고 날 일은 거의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야구장에서도 같다. 뜬공이 우중간으로 날아오고 있다고 치자. 외야수들이 공을 향하여 달린다. 그러면서 예컨대 중견수는 “내가 뛰고 있으니 우익수는 당연히(!) 비켜주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우익수 역시 중견수가 당연히 비킬 것이라는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두 사람은 충돌하고, 상대방에게 안타를 헌납한다. 반대의 경우도 같다. 중견수가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이런 공이라면 우익수가 충분히 잡겠지”라고 생각하고 중견수 역시 똑같은생각으로 달리기를 멈춘다면, 상대방은 안타를 거저 얻는다. 이런 사고를 막으려면 선수들 사이에 ‘콜 플레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선수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확인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얼렁뚱땅, 어떻게 되겠지, 별일 있겠어? 저 사람이 나 대신 하겠지. 지금까지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등등…. 이게 바로 사고의 지름길이다. 묘하게도 사고는 이런 엉성한 틈바구니를 정확하게 비집고 들어온다.

안타까운 세월호 사고를 당하고 언론에는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이 활발하다. 이제부터 명명백백 밝혀내야겠으나 현재까지 알려지기로 구조변경 탓인 무게중심 이동, 화물과적, 평형수 부족, 선장의 임무태만, 조타수 실수, 조타 기기결함 등이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결같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에 무심코 지나치고 법규를 은근슬쩍 무시한 것이 참사를 낳았다.

지난 겨울에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를 겪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엄청난 사고가 되풀이되는 꼴을 보면서 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의 DNA 속에는 ‘별일 없을 거야’라는 얼렁뚱땅 식의 생각이 녹아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나부터도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은 지지부진하였다. 지난주에도 큰 변동 없으리라 예상되었던 터. 그런데 주 후반에 주가가 꽤 큰 폭으로 밀리면서 졸지에 1,970선으로 주저앉았다. “별일 없겠지”의 반복인가? 나 역시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였을까?

냉정하게 말하여 ‘조짐’은 있었다. 시곗바늘을 되돌려본다면 지난주 칼럼을 쓰던 4?20일 저녁(나는 이 칼럼을 매주 일요일 저녁에 쓴다. 그러니 일요일 오후만 되면 슬슬 밥맛이 없어진다만...) 내 눈에 MACD에서 매도신호가 발생한 것이 보였다. 주가가 내릴 것이라는 신호탄. 하지만, 무시하였다. 차트의 신호보다는 ‘진도’로 쏠린 시장의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 판단은 주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맞아 들어가는것같았는데, 결국 주 후반에 ‘사단’이 나고 말았다. 역시 차트 신호는 함부로 무시할 일이 아니다.

야구로 비유한다면 지난 금요일의 주가 하락은 이제까지 씩씩하게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던 투수가 일순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폭투를 범한 것과 같다. 지수는 좁은 범위에서 꾸준한 등락을 반복하였으니 말이다. 잘 던지는 투수를 폭투 하나에 교체할 수 없듯, 주가가 하루에 많이 밀렸다고 하여 당장 추세변화를 주장할 수는 없다. 좀 더 기회를 주면서 ‘투수’의 공을 찬찬히 살펴야 한다. 그게 감독의 임무이지 않겠는가?

차트로도 아직 추세전환은 성급한 주장이다. (내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일목균형표에서 코스피지수는 씩씩하게 구름 위를 내달리고 있다. 기준선과 전환선의 역전도 나타나지 않았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 캔들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런즉 일목균형표로 바라본 세상은 조용할 따름이다. 설령 지수가 여기서 더 밀린다손 치더라도 아래쪽에 버티는 구름의 두께는 점점 두꺼워질 요량인지라 지지선으로서도 믿음직하다. 상황이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아니다. 그러나 추세 혹은 관성의 법칙으로 보더라도 현재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확률이 추세가 뒤집힐 가능성보다는 크다고 판단된다.

물론 시야를 좀 더 단기에 둔다면, 하루 이틀 정도 지수가 추가 하락할 여지는 있겠다. 지난 금요일의 하락폭이 꽤 강력하였고 시장에는 충격을 던졌던 터. 그러기에 당장 그 움직임에 반발하는 매수세가 대열을 정비하여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겠다. 지수가 밀리면서 MACD도 매도신호, 단기 스토캐스틱도 매도신호, RSI 역시 고개를 숙였으니 이들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약간의 추가 하락은 가능하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의 경우는 차트신호를 무시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환율은 지난주에도 별달리 큰 움직임을 나타내지 못하였다. 아래로 1,030원선을 선뜻 무너뜨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위쪽으로 강하게 튀어 오르는 모습도 아니었다. 솔직히 내가 현 시점에서 포지션을 잡는다손 치더라도 막막하겠다. 방향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트에는 신호가 없다. 대부분의 기술적 지표들이 아무런 특징 없이 맨송맨송하다. RSI는 42 수준으로 어정쩡하고, 스토캐스틱은 바닥에서 올라선 상태이지만 아직 ‘과열’을 말하거나 ‘과매도’를 주장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CCI는 0 부근이니 더욱 애매하다.

다만 MACD가 지난주 중반 이후 매수신호로 돌아선 것이 특기할 정도. 앞서 코스피지수에 나타난 MACD의 매도신호를 무시하였다가 식은땀 흘린 기억이 있는지라 달러-원 차트에서 MACD가 매수신호라면 허투루 볼 일은 아니다.

기술적지표의 신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달러-원은 이번 주에는 좀 오를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오르기는 오를지라도 ‘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리라 예상되지는 않기 때문. 1,050원 언저리에서 예전에 만들어졌던 하락갭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정도이겠다. 시장에는 모멘텀이 부족하고 환율은 지루하다. 정책 당국이야 태평성대를 구가하겠으나 시장을 보는 우리는 지루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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