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삼성그룹 재편의 '마지막 퍼즐'인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부문에 대해 합병보다는 수직계열화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업종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이 삼성엔지 지분 20%이상을 취득해 지배하는 경우와 양사간 합병 등의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먼저 삼성물산이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 지분 13.1%를 매입, 최종적으로 20% 이상 보유하는 경우다. 물산은 지난 2일 종가기준 4천81억원으로 삼성엔지를 지분법 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다.

이는 별도 법인으로 사업과정의 내부 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커지면서 어닝쇼크로 취약해진 삼성엔지 신용도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한국증권은 삼성엔지의 부족한 시공역량이 보완될 것으로 봤다.

반면 실질적인 지배력이 인정되는 연결법인은 아니어서 매출증대 효과는 없고, 합병에 비해 발전과 LNG터미널 등에서 사업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지적됐다.

다음은 합병의 경우다.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돼 합병비용이 많이 든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합병시 1만6천명 인력으로 조직도 비대해진다. 현대건설의 연결법인인 현대엔지(옛 현대엠코 포함)은 1만2천명 수준이다. 특히 작년부터 삼성물산이 매입한 삼성엔지 지분 8%가 합병시 의결권 없는 자사주로 전환되는 점도 있다.

그러나 합병법인의 작년기준 건설분야 총 매출은 23조2천억원원에 달해 현대건설 연결 매출 16조5천억원을 앞선다. 글로벌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 순위도 9위로 급부상한다.

이경자 애널리스트는 "현격한 변화 필요성이 낮고, 업황이 뚜렷한 상승 사이클이 아니라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의 구조 변화는 수직계열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애널리스트는 2분기 연속 영업손실 보인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매출 비중 3.2%) 양도는 사실상 기정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또 삼성물산이 삼성종합화학(36.99%)과 삼성정밀화학(5.6%)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면, 화공플랜트 수주시 대림산업처럼 중화학 계열사를 가진 장점이 부각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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