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정책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특히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국채가격은 ECB의 금리인하에도 지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상승폭이 제한됐다.

유로화는 ECB가 주요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음에도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이는 ECB가 시장이 기대했던 양적완화(QE) 정책에 대한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됐다.

뉴욕유가는 뉴욕증시 강세에도 지난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레피(Refi)'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25%에서 0.15%로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0.0%였던 예금금리를 10bp 인하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했다.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되는 한계 대출금리는 0.75%에서 0.40%로 내렸다.

ECB는 이 밖에도 4천억유로 규모의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으며 주간단위로 시행한 국채 매입분에 대한 불태화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조치가 '막대한 수준의 패키지'라고 평가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정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범위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이런 정책 도구 가운데 하나"라고 말해 향후 QE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5월3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8천명 늘어난 31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31만1천명보다 1천명 많은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정책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8.58포인트(0.59%) 높아진 16,836.11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2.58포인트(0.65%) 오른 1,940.46에 끝나 역시 사상 최고치로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4.58포인트(1.05%) 상승한 4,296.2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ECB의 금리 인하 단행과 양적완화(QE) 가능성 시사 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초반 소폭 밀리기도 했던 주가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ECB의 완화정책에 유럽증시는 올랐으며 유로화는 한때 하락압력을 받았으나 이내 달러화에 반등했다.

이날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계속해서 부추기더라도 Fed가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저금리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역사적인 조처에 나섰다면서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는 이날 CNBC를 통해 ECB가 시장의 최대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가 T모빌을 주당 40달러에 조만간 인수할 것이란 소식에 두 업체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에도 지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상승폭이 제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7bp 낮아진 연 2.58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0.3bp 밀린 3.438%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8bp 떨어진 1.626%를 나타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ECB 정책 발표 뒤 아일랜드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00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동일 만기 국채수익률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유로존의 재정취약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국채수익률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10년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6bp 떨어진 2.811%를, 동일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역시 전날보다 8.3bp 빠진 2.936%를 각각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7bp 빠진 1.409%를 보였다.

UBS의 보리스 라빈스키 금리 및 파생상품 전략가는 "ECB의 금리인하 정책이 현 시점에서는 스필오버효과(spillover effects)를 보일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서 "ECB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한 정책을 내놓았을 뿐이다"고 밝혔다.

이날 ECB의 금리인하 뒤 증시가 강세 지지를 받았고 국채수익률이 하락했으며 이는 저금리 환경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에버은행의 크리스 가프니 수석 시장전략가는 말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ECB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내놓은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질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향후 대차대조표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완전한 QE'를 내놓을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금리패키지 발표 뒤 급락세를 나타냈던 유로화가 반등했다면서 이는 ECB의 이날 정책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ECB의 금리인하에도 5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어 오후 들어 국채가격 상승폭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 결과가 호조를 보이건 아니면 실망스럽건 간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4-2.8% 범위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다음날 공개될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 해도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고 설령 인상한다 해도 매우 느린 속도로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시장은 2015년 7월에나 단기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뉴 노멀`이 가고 `뉴 뉴트럴`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한 빌 그로스 국채투자자는 Fed가 단기금리를 인상한 뒤에도 종전 경기순환기 때의 최고 수준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음에도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이는 ECB가 시장이 기대했던 양적완화(QE) 정책에 대한 일정표를 제시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660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99달러보다 0.0061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9.9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9.72엔보다 0.18엔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4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4엔보다 0.33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ECB의 금리인하 발표 뒤 4개월 만에 최저치인 1.3501달러까지 급락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QE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유로화의 펀딩 통화화에도 유로존에서의 자금 유출보다는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어 유로화가 달러화에 반등했고 엔화에도 상승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ECB의 이날 통화완화정책 내면을 들여다보면 대차대조표 확장이 없었기 때문에 질적 통화완화는 결여된 모습이라면서 레피금리 인하와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국채매입프로그램(SMP) 비불태화 조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상한선 4천억유로 제한 등은 이미 시장이 예상한 것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ECB의 이번 패키지는 유로 캐리트레이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유로존에서의 자금 유출보다는 유입을 부추기게 될 것 같다고 경고했다.

은행은 ECB가 QE 형식의 정책실행 가능성을 옵션으로만 남겨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세 지지를 받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금리인하에도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은 예상 수준에 부합한 데다 예상을 뛰어넘는 바주카포(양적완화.QE)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ECB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언급은 완전한 QE와 다르기 때문에 유로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ECB가 결국 완전한 QE를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ECB의 행동은 너무 늦었고 부양책 그 규모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완전히 QE 시행 전까지 유로화가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며 유럽증시와 재정취약국들의 국채가격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그러나 ECB가 올 하반기에 완전한 QE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유로화가 연말에 1.3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이들은 예측했다.

시장은 다음날 공개될 5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신규 고용이 21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에도 지난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센트(0.2%) 낮아진 102.48달러에 마쳤다.

전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340만배럴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 감소에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증가가 전날부터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면서 그러나 ECB의 금리인하가 뉴욕증시 강세를견인함에 따라 뉴욕유가 낙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도래로 주간 휘발유 재고가 최소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예상과 달랐다면서 여기에 원유재고 감소에도 지난 4월25일 이후 주간 원유재고 규모가 32년 만에 최고 수준에 머물러 공급과잉에 대한 공포심리도 상존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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