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오고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이라크 정정불안을 반영한 가운데 강한 입찰 결과와 실망스러운 소매판매가 어우러져 상승했다.

달러화는 지난 5월 소매판매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안전통화인 엔화는 이라크 정정 불안을 반영해 매입세가 증가했다.

뉴욕유가는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로 2% 오른 배럴당 106달러 위로 급등했다.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의 원유생산 도시 키르쿠크를 완전히 점령한 뒤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라크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알카에다에서 퇴출된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이라크 서북부를 장악한 데 이어 이날 남쪽의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을 지속했다.

이라크 정부는 시아파 민병대와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란 정부는 반군과 대치하는 이라크 시아파 정권을 돕고자 이라크에 정예부대를 파병했다.

이라크의 상황이 격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수만명이 희생된 2006~2007년과 같은 전면적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편,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왔다.

미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늘어난 4천376억5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0.7%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노동부가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는 0.2% 상승이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4천명 늘어난 31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밝혔다. 시장에서는 31만명을 나타냈을 것으로 전망했다.

4월 기업재고는 0.6% 증가해 월가의 예상치 0.4% 증가를 웃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오고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9.69포인트(0.65%) 하락한 16,734.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3.78포인트(0.71%) 떨어진 1,930.11에 끝나 3거래일 연속 밀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30포인트(0.79%) 밀린 4,297.6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소매판매가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도 소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장 내내 낙폭을 확대했다.

이라크의 정정 불안에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가 급등한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미국 경제의 성장률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장의 낙관론이 상당하지만, 아직 지표를 통해 이런 모습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 넘게 오른 106.53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소셜네트워크업체 트위터가 알리 로우가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날부로 사임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3.5% 상승했다.

전날 루프트한자의 실적 경고에 크게 밀린 항공주는 이날도 유가 급등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강한 입찰 결과와 실망스러운 소매판매,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32포인트 높아진 99 5/32였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5bp 하락한 연 2.597%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2/32포인트 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5.7bp 밀 린 3.410%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5bp 떨어진 1.686%였다.

소매판매 실망으로 국채가격이 개장 초부터 상승세를 나타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 때문이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소비지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 활동의 70%가량을 점유한다.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 역시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를 견인했다. 이라크 제2도시 모술과 티크리트를 장악한 이라크 반군세력이 주요 원유지대인 남부로 전장을 넓힐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우려가 점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현재 이라크정부의 수권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면서 "이라크발 불안정성이 고조된다면 중동 전역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발 원유 수출 감소 또는 중단으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올해 남은 기간에 고유가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30년만기 입찰이 강한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노무라는 이날 입찰에 대해 `A+` 등급을 부여했다.

낙찰금리는 연 3.444%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69배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차례 평균은 2.36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1.8%로 지난 평균인 43.0%를 대폭 상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1.8%로 작년 10월 이후 최대를 보였다. 지난 평균은 13.8%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7-1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특히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치가 나온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일정부분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투자자는 Fed가 이번 회의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어치 축소할 것이며 7월에도 같은 규모로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주 FOMC 정례회의 이후 국채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적어도 2.8%까지 상승하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이전보다 덜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국채 매도 재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지난 5월 소매판매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6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07엔보다 0.38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52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32달러보다 0.0020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7.82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8.13엔보다 0.31엔 낮아졌다.

달러화는 개장 초부터 소매판매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결과가 나온 뒤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정책을 내놓을 수준으로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유로화는 미 소매판매 약화로 달러화에 5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유로화는 여전히 지난주 기록한 4개월 만에 최저치인 1.3503달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는 일본의 최근 경제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이번 주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엔화에 계속 하락압력을 받았다.

오후 들어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안전통화인 엔화 매입세가 서서히 증가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패키지 이후 유로화가 나중에 반등세를 보였으나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었다면서 실질적으로 유로화의 평가절하를 원하는 ECB에 맞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로존 경제는 ECB의 부양책에도 상당기간 취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유로화가 하락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밝혀 달러화에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692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6788달러보다 0.0141달러나 높아졌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로 배럴당 106달러 위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13달러(2%)나 높아진 106.5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1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라크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촉발한 내전 위기로 터키와 시리아 등 주변국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터키는 이라크 모술 주재 총영사 등 자국민 80명이 ISIL에 납치됐고, ISIL의 득세로 터키 정부와 쿠르드족 간의 갈등도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ISIL과 나머지 반군들이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ISIL이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서부에 놓인 국경을 허물 정도로 세를 불림에 따라 시리아 내전의 양상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반군 세력은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강조해 이라크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가 증폭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반군 세력이 남부 유전지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했다"면서 "이 같은 우려의 현실화 가능성으로 북해산 브렌트유는 한때 113.06달러까지 급등했다"고 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13달러를 돌파했으며, 113.06엔은 작년 9월10일 이후 장중 최고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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