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미국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돈줄을 죄어온 미국이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따라 국제금융시장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세계적 흐름은 돈 풀기 정책이다. 일본은 작년 4월부터 엔화를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고, 유럽은 최근 기준금리를 0.15%까지 인하해 돈 풀기 정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진 만큼 유럽은 앞으로 금리보다는 비전통적 방식의 부양책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개혁을 진행하면서도 선별적인 부양책을 도입해 경제가 냉각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돈줄죄기를 진행하는 미국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6월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회복…테이퍼링 속도내나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연준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버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은행은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1월 발표한 3.2%보다 하향조정했다. 미국 한파와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세계 경제성장을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비관적 세계경제 전망과 달리 미국은 봄이 되면서부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용과 소비 등 각종 지표도 순항하고 있다. 한파의 충격을 딛고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면 세계 경제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회복은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매월 100억달러씩 줄여가던 돈줄죄기의 규모를 늘릴 수도 있고, 애초 예정된 10월보다 앞서 테이퍼링을 끝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연준이 세계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경제에 대한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출구전략 속도는 지연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연준이 통화정책 당일 발표할 6월 경제전망에서 미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드러날 것이다.

◇명예회복 준비하는 옐런

이번 회의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많다. 특히 취임 후 두 번째로 기자회견을 하는 옐런의 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옐런은 석 달 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종료후 6개월 후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발언을 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신참의 실수'라는 딱지가 붙은 옐런에게 이번 기자회견은 명예회복의 기회다.

3월 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점 도표(dot plot)도 시장은 눈 여겨 보고 있다. 연준 수뇌부의 개인별 금리 전망을 담은 점 도표는 양적완화 축소 이후 금리인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운 시장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있게 보는 지표다. 옐런은 언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지, 매파로 불리는 수뇌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새로 통화정책 회의에 참가하는 인물들이 어떤 경제관을 가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스탠리 피셔 부총재와 라엘 브레이너드, 제롬 파월 이사 등이 이번 FOMC에 합류한다. 1일 취임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샌드라 피아날토 전 총재의 뒤를 이어 참석한다. 시장에선 '통화정책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셔 부총재의 등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영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미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통화정책의 개척자'로 불리는 카니의 금리인상 발언이 옐런에게도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과 영국의 통화정책에는 닮은 부분이 꽤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럴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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