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 강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엄재현 기자 = "서울은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중국 건설은행이 한국과 중국 간 무역거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희망한다."

팽 강(Peng Gang)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장은 우리나라가 위안화 허브화를 구축하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금융시장과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중국 2대 은행으로서 향후 청산결제은행 지정 등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안화 거래 활성화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팽 지점장은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허브 구축은 한국과 중국 간 무역거래의 일상적인 수요를 만족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달러 이외의 대안을 제공해 금융시장과 경제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울은 세계 7위권의 국제금융센터"라며 "여러 여건이나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 등을 고려하면 위안화 허브가 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팽 지점장은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방면에서 건설은행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기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허브은행에 선정되려면 선진적인 결산 시스템과 국제적 지점망 구축, 광범위한 사회적 인지도 등의 조건 구비는 필수적"이라며 "중국건설은행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방면에서 위안화 결제 은행의 실력,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팽 지점장은 "특히 서울지점은 3월 한국의 신용등급기관에서 트리플 A(AAA) 등급을 획득했다"며 "서울지점의 경영과 관리 실력에 대해 충분히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팽 강 지점장은 위안화 국제화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위안화가 세계 제2의 무역금융 화폐로 자리 잡았다"며 "국제 시장과 국제통화시스템의 발전, 중국시장에서 국제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 등을 볼 때 위안화 국제화는 이미 대세의 한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팽 지점장은 북경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9월 중국건설은행 국제업무부에 합류했다. 국제업무부 종합계획처를 거쳐 외환업무관리처 처장, 국제업무부 부부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8월부터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 지점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팽 강 서울지점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에서도 위안화 예금이 늘어나고 위안화 무역결제도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전망은?

▲위안화가 경제와 금융업무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경제적 지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위안화의 가치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공신력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역 상대국의 무역역조로 비거주자의 위안화 수요도 갈수록 늘어났다. 위안화 국제화 추진 관점에서 이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다.

지난해 위안화는 세계 제2의 무역금융 화폐로 자리 잡았다. 또 인민은행의 저우샤우찬(周小川) 행장은 앞으로 위안화 이자율의 자유화 등 자본거래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총량은 세계 2위이며, 무역거래량은 세계 1위, 외환보유액 1위, 인구 1위 등으로 위안화 운용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위안화 국제화는 이미 대세라고 볼 수 있다.

--위안화 허브가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한국의 위안화 허브 추진에 대한 생각은.

▲위안화 허브 구축은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 시킬 것으로 본다. 양국 간 무역 거래의 일상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달러 이외의 대안을 제공해 환율과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무역교역량에서 매년 빠른 증가 추세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한·중 간 무역 규모는 2천700억달러에 달하며, 올해는 3천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가 됐으며, 위안화 결제를 비롯한 투자와 융자 등 각종 금융상품의 수요 또한 크다.

실제 중국과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금융거래서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고 본다. 최근 위안화 결제와 관련해 한국은행과 중국 인민은행간 스와프가 성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위안화 허브를 위해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서울은 전 세계 도시 중 국제금융 측면에서 7위권에 해당하는 도시다. 여러 여건이나 외부 평가기관의 순위를 고려하면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정책적인 방면에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대하는 정책과 한국에서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하는 정책이 서로 다른 것 같다. 중국은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진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중이지만, 한국에서 중국 금융기관과 기업의 진입 장벽은 중국보다는 비교적 높은 수준인 듯하다. 이 점에서 한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무역결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위안화 금융상품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노력이 있다면.

▲지난해 한국에서 최초 8천만달러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했다. 지난 5월에는 홍콩 시장에서 6억위안 규모의 CD를 발행했는데, 이는 한국의 외국계 은행 중 최초 사례다. 자금운용에서도 올해 현대중공업에 총 2천억원의 첫 원화대출을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해외지점과 연계해 위안화 정기예금, 무역금융 등의 상품을 취급하며 국제 결제량을 늘려가는 중이다.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위안화 FX 및 스와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서울지점의 국제 위안화 결제량은 지난해 303억위안으로 직전 년도 대비 30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올해는 4월까지만 302억위안이다. 중국건설은행의 전체 결제량도 2009년 7월 개방 이후 5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건설은행의 위안화 결제량은 지난해 1조2천억위안을 나타냈고, 올해 4월까지 5천800억위안에 달했다.

--원-위안 직거래 시장 연내 개설이 추진되는 중이다. 중국계 은행의 역할은.

▲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한국이 위안화 허브로 발돋움하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본다.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상호 청산면에서는 다른 은행들보다 중국계 은행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기회를 통해 국내 시장이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 최근 위안화가 급작스러운 약세를 보였다. 위안화에 대한 전망은?

▲ 최근 수년간 위안화는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중인데, 이는 국제경제와 중국 경제, 금융 등 다방면의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수년간 꾸준히 절상만 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위안화의 양방향 움직임은 지극히 현실적인 추세다. 분명한 것은 위안화가 대폭 약세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란 점이다.

--국내서 중국계 은행 성장세가 빠른데, 비결과 항후 전망은?

▲ 한국과 중국 간 무역거래가 활성화된 점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본다. 위안화 거래 활성화는 중국계 기업이나 은행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발전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각국에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속속 지정되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청산결제은행을 선정해야 할 텐데 건설은행의 각오는?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전 세계 120개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중 건설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세계 2위다. 한국에서도 양보 없이 선정에 임하겠다.

jwoh@yna.co.kr,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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