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하반기 정부의 경제운용계획에서 중요 이슈는 내수진작, 규제개혁, 부동산 대책 등이 거론되지만, 이 모든 것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상수는 역시 환율이다.

'스몰 오픈 이코노미'에서 대내외 균형은 모든 경제정책의 출발이며, 현재처럼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하고 외국인의 유가증권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환율정책이 어떻게 작동되느냐는 다른 어떤 국내 거시 변수의 관리보다 중대하다.

새 경제팀 출범에 즈음해 달러-원 환율이 1,000원 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레벨 부담 속에서 환율이 세자릿수로 진입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환율의 방향성은 각종 변수의 작동 방정식이 워낙 '복잡계(複雜系)'라서 예측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와 금융기관, 수출입업체 등 이해 당사자들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연합인포맥스가 30일 은행과 선물사 등 10개 기관 시장참가자 대상 설문조사와, 팟캐스트와 아하경제TV에 방송된 '주간전망대' 출연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7월 달러화 저점 전망치 평균은 1,004.00원이었다.

대체로 7월 중에는 1,000원 선이 지켜지다가, 올 3분기와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1,000원이 깨질 수 있고, 떨어지면 바닥은 980원, 970원, 95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7월과 8월은 별다른 대내외 모멘텀이 없고 휴가 시즌까지 겹쳐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할 것으로 봤다. 일부 전문가는 하단이 지속적으로 지지되면 이후 포지션 조정으로 한차례 반등 가능성도 점쳤다. 바닥을 다지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단행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면 글로벌 달러의 상승흐름에 편승한다는 얘기다.

반면 7월 중에는 달러화가 빠르게 레벨을 낮추기는 어렵지만, 펀더멘털 측면의 공급 우위와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하면 하반기 중에 1,000원 선이 깨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역시 팽팽했다.

문제는 1,000원이 지속적으로 위협받을 때의 외환당국 시각이 중요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국내총생산(GDP)의 7% 규모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는 비정상적인 수준이며 대내외 균형이라는 측면이나 환율 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환율 절상 등을 통한 경상수지 관리보다 내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수활성화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달러화의 추가 하락 압력이 나타날 때 외환 당국의 '행동'이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가 1,000원 선을 '방어선'으로 여길지, 추가 하락을 용인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최 후보자는 지난 13일 과거의 고환율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밝혔던 터라 원화절상 용인에 대한 기대를 키워주고 있다. 오는 7일께로 예정된 최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 같다.

(취재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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