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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어느날 회의 도중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상원의원 절반은 비겁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입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의원들이 불같이 화를 내면서 그렇게 말한 당사자 의원을 성토하였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손상한 그에게 발언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면서, 거부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넘겨 의원 자격을 상실하도록 만들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한참 생각하던 그 의원은 마지못해 다른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겠노라고 약속하였다. 발언대에 나간 그가 외쳤다. “상원의원 절반은 비겁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아닙니다!”

통쾌한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모든 것을 다 말해주고 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여기에다 다른 설명을 덧붙이는 것은 사족에 불과할 터.

하지만, 억지를 무릅쓰고 한 마디만 부언해본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정치인들 대다수가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의미이겠으나 약간 달리 해석할 수 있다. 모든 일이 ‘프레임’의 문제라는 것도 이야기는 담고 있다. 똑같은 세상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 즉 낙관론이냐 비관론이냐가 관점과 전략을 좌우한다.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면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가 되는 것이고, 반대로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면 “컵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네”가 되는 법. 사람에 따라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나야 물론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매우 낙관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조정이 나타나리라 믿는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지라 주가가 조금이라도 밀리기만 하면 행여 그놈의 조정이 본격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보는 버릇이 생겼다. 지난주에도 그랬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금융위기를 벗어났노라’ 선언하였던 포르투갈에서 날아온 악재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하긴 브라질 국가대표팀이 홈그라운드에서 1대 7로 무참하게 깨지는 세상인지라 무슨 일이건 일어나지 않겠느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포르투갈이라니!

사실 나는 떳떳(?)하다. 이미 지난주 월요일 칼럼에서 주가가 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 주가가 하락한 원인이 포르투갈이건 스페인이었건(심지어 브라질이 대패한 것 때문이건) 상관없다. 차트에는 조정 조짐이 진작 발견되었다. 지난주 당시 차트를 들여다보니 고점에서 긴 장대음선이 만들어진 데다 단기추세를 알리는 스토캐스틱이 매도신호를 나타낸 상태였기에 의당 조정이 예견되었던 터. 그리고 시장은 정확하게도 차트 신호대로 움직였다. 나는 차트를 읽었을 따름이다.

하지만, 요즘의 코스프지수 움직임이 거의 횡보인지라 주가가 좀 밀렸으나 사실 큰 움직임도 없었다. 언론에서는 1,990선을 내어 주었네 어쩌네 호들갑을 떨었겠지만 따지고 보면 아무런 일도 아니다. 지수가 10여 포인트 밀린 것을 두고 ‘폭락’이라고 우길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일목균형표로 미루어볼 때에는 추세가 여전히 상승세다. 지수는 굳세게 구름 위에 머물러 있으니 설령 약간 조정이 있더라도 그것을 추세전환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아무리 내가 본격적인 조정을 기다리고 있더라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이번 주를 예상한다면 지수는 지난주의 지루하였던 조정을 탈피하여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는 첫째로 차트에 지난주 금요일(7월11일)에 도지(doji, 十자모양)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주가가 밀리는 와중에 나타나는 이 패턴은 지지선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로 주가가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에 닿았다는 것도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구름은 의당 지지선의 역할을 하는데, 최근의 경우 주가가 구름에 닿기만 하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던 터. 이번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물론 주가가 오늘 당장 반등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전히 구름은 두터운지라 여기서 설령 조금 더 밀리더라도 충분히 여유는 있다. 스토캐스틱도 거의 바닥권이다. 당장 반등하거나 혹은 하루 이틀 기다렸다 반등하거나, 즉 시기의 문제이지 방향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단기전이라면 현 수준에서 바닥을 노리는 매수도 바람직하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 역시 ‘포르투갈’ 덕을 입었다. 내내 하락세 일변도였던 달러-원 환율이었으나 지난주에는 모처럼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데다 차트에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길고 긴 장대양선마저 나타났으니…. 달러 롱 포지션을 가진 자는 부도 위기를 겪는 포르투갈 은행에다 큰절이라도 하고 싶을 게다.

그러나 하락추세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포르투갈이 되었든 무엇이든 반등의 그럴싸한 이유를 제공한 것일지 모른다. 어차피 1,000원이 무너지기 직전의 벼랑에서 환율은 반등할 순서였는데 때마침 포르투갈이 터진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또 그렇게 보인다. 환율이건 주식이건 일방적인 흐름은 없는 법. 아무리 하락세라도 반등은 나타날 수 있다.

지난주 후반에 꽤 강력한 장대양선이 만들어졌으니 추세가 더 이어질 법도 하겠다. 그러나 차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저항이 너무나도 완강하기 때문. 구체적으로 살핀다면; 어느새 스토캐스틱은 과열권에 접어들면서 ‘매도신호’를 나타낼락 말락 하고, 일목균형표 구름의 엄청난 저항은 도무지 이겨낼 재간이 없어 보이는데다, 후행스팬 역시 26일전 캔들의 완강한 저항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환율이 오르기는 아무래도 어렵겠다.

결국, 이번 주 달러-원의 흐름은 재차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환율이 약간의 반등이라도 하였으니만큼 ‘풋돌이’의 입장에서는 매도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일 터. 1,010원 아래쪽에서도 팔고 싶었는데 그 위 수준이라면 말할 나위 없다. 물론 당장에 1,000원선이 무너지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숏’이다. 차트를 한 번 보라. 일목균형표 구름의 도도한 위세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다. 저걸 뚫고 환율이 오르기를 기대하라고? 전혀!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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