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구조화채권 시장이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스왑 거래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91일물 금리가 IRS 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이어지면서 '바닐라' FRN(변동금리부 채권) 발행이 늘어났다. 규모와 함께 발행 기관과 만기도 다변화된 모습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 FRN 발행내역(화면 4209)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5일까지 FRN 형태로 발행된 구조화채권(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및 외화채권 제외)은 모두 2조9천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2010년 동기간의 3조2천701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순수 FRN(바닐라) 발행규모가 지난해 1월~3월 15일까지의 1조1천억원에서 1조9천32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근까지 IRS 1년물 금리가 CD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닐라 채권을 발행한 후 IRS 스왑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고정금리(IRS 금리)를 지급하는 대신 CD 금리를 받는 계약을 체결하면, 결국 상대적으로 낮은 IRS금리를 바탕으로 고정금리채를 발행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IRS 1년물 금리와 CD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바닐라 FRN 발행규모 역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표 설명 = 2010년 이후 CD91일물 금리와 1년물 IRS 금리 스프레드>

A은행의 한 채권담당자는 "바닐라 FRN으로 조달한 자금을 스왑시장을 통해 고정금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금리 메리트가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행 규모와 함께 발행 기관과 만기구조도 다변화된 모습이다.

지난 2010년 초에 발행된 바닐라 채권은 전체 26건 가운데 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2년 만기물과 3년 만기물 두 건을 제외하면 모두 만기 1년의 단기채였다. 또 발행주체도 신용등급이 'AAA'인 은행이 대부분이었고 'AA+'등급의 발행은 전남개발공사 두 건과 경남은행 한 건 등 모두 3건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전체 22건 가운데 8건이 'AA+' 등급 이하로, A등급인 NH농협캐피탈도 지난 12일 2년 만기 바닐라 FRN을 발행했다.

만기구조 역시 다양화됐다. 1년만기물은 절반 이하인 10건에 그쳤고 나머지 12건은 1년3개월물부터 최고 5년물까지로 분포했다.

지난 5일 5년만기 바닐라 FRN을 발행한 한국장학재단은 "대출사업의 금리형태에 맞춰 장기 바닐라 FRN을 발행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동안 적당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스왑 시장을 통해 대출금리와 조달금리를 조정해왔다"며 "올해 투자자와의 매칭이 이뤄져 5년 만기 바닐라를 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들어 발행된 바닐라 이외의 구조화채권은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발행한 '퀀토 듀얼 레인지 어크루얼' 3천600억원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퀀토 레버리지드 스프레드' 3천억원 등 모두 9천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천100억원보다 3천30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퀀토 듀얼 레인지 어크루얼'(Quanto Dual Range Accrual)은 91일짜리 CD 금리와 라이보 금리가 일정한 범위에 있는 날짜만큼 이자가 지급되는 채권이고 '퀀토 레버리지 스프레드'(Quanto Leveraged Spread)는 특정 채권의 금리차에 일정 배수만큼의 금리가 제공되는 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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