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상공서 여객기 피격…안전선호 심리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소식에 급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고조된 가운데 해당 지역에서 말레이시아의 여객기가 피격됐다는소식에 안전자산 매입세는 강화됐다.

엔화와 국채가격이 상승했으며 뉴욕유가 역시 지정학적 불안에 큰 폭으로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소식에 시장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295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은 서로 여객기가 상대방이 쏜 미사일에 의해 피격됐다고 주장했다. 탑승자는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이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해 긴장을 높였다.

미국은 러시아의 주요 국책 은행과 에너지 기업·방위산업체가 미국 금융 시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고 일부 업체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 기업과 개인을 추가 제재하기로 결의하고 이달 말까지 제재 명단을 작성키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가 있은 뒤 "제재가 러시아-미국 관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양국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뿐 아니라 미국과 미국민의 장기적 전략 이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이날 수호이(Su)-25 전투기가 전날 밤 러시아 공군기의 로켓 미사일 공격에 격추됐으며 조종사는 무사히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6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9.3% 줄어든 연율 89만3천채(계절 조정치)로 지난 201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고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지난 1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천명 줄어든 30만2천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1만명을 예상했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은 7월 기업여건지수가 전월의 17.8에서 23.9로 상승해 2011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6.5로 예측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고조되고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1.39포인트(0.94%) 하락한 16,976.81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3.45포인트(1.18%) 밀린 1,958.1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52포인트(1.41%) 떨어진 4,363.4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과 유럽 등의 대 러시아 제재소식과 미국의 주택지표 실망 등에 위험 거래가 약화돼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가는 이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 중반 낙폭을 확대했다.

승객과 승무원 295명을 태운 말레이시아 보잉777 여객기는 이날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추락했으며 추락 현장은 우크라이나 반군들이 정부군에 저항하는 도네츠크 인근이라고 우크라이나 항공 관계자들이 설명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혀 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PNC 웰스매니지먼트의 짐 두니건 스트래티지스트는 "모든 이들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관련) 세부 내용을 알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다. 지정학적 평화 문제가 글로벌 성장률 우려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 국내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국경 바깥을 보면 안정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 미국은 이런 지정학적 불안이 커졌을 때 고립된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어닝시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내에 1만8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힘입어 주가는 1%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0.6%밀렸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서방국들의 대 러시아 추가 제재와 미국의 주택지표 약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2/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9bp 낮아진 연 2.448%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말(2.438%)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1/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7.0bp 내린 3.269%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7.4bp 떨어진 1.618%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호조에도 주택지표 실망과 러시아발 불안정 부각으로 상승했다.

이후 7월 필라델피아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호조를 나타내 국채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기도 했다.

동부시간 기준으로 정오를 앞두고 암스테르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도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함에 따라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거래자들이 장중 내내 긍정적 지표를 무시하고 지정학적 불안정과 약화된 경제지표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가 장기 국채 매입세가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채수익률이 최근 거래범위의 하단을 밑돌게 하는 재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우려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소식, 미국 주택지표 실망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1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67엔보다 0.50엔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6.8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51엔보다 0.65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2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5달러보다 0.0001달러 높아졌다.

개장 초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부각돼 엔화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매입세가 강화됐다.

여기에 미국의 주택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낸 것도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한 시장관계자는 "주택지표 약화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이후 암스테르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연락이 끊겼다는 보도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함에 따라 엔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가 안전통화인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면서 엔화 이외에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독일 국채 매수세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1.148%까지 떨어져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불안정이 지속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초저금리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유로화 상승을 어렵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로화는 지난 이틀 동안 0.7%나 하락했으나 1.35달러 위에서 주로 움직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돼 달러화에 낙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G10 전략부문 헤드는 유로화가 장기적으로 달러화에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름 내내 1.35-1.38달러 범위에서 등락하는 지루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소식으로 큰 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9달러(2%) 높아진 103.1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부터 전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 750만배럴 급감 소식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에 의해 격추됐다는 소식 역시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됐다는 소식으로 유가가 상승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내 에너지 수요 기대가 증폭된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가 부각돼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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