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도 2분기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4월5일부터 5월19일까지 45일간 영업정지를 받았기 때문에 2분기 마케팅 비용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상은 기대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2일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초 영업정지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과거에도 기대만큼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이 1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영업정지에도 마케팅 경쟁 강도 심화의 영향으로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동통신 3사 영업정지로 3월13일부터 5월19일, 가입자 유치 경쟁이 둔화했지만, 영업정지 기간 이후 마케팅 경쟁 강화로 비용이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마케팅비용은 1조원 수준으로 직전분기 1조1천억원 대비 감소했겠지만, 작년 동기 대비 1천5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도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도 마케팅 비용이 많이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영업정지가 꼭 마케팅 비용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정지가 끝나면 그동안 빼앗긴 사용자를 되찾으려고 단말기 보조금 등 비용의 지출을 늘리고 영업정지 기간에도 광고, 프로모션, 멤버쉽 혜택을 강화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가입자 유출을 막기 위해 영업정지 기간 인기 놀이공원과 패밀리레스토랑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멤버십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또, 영업 재개와 함께는 가족 결합형 요금할인 프로그램 '착한 가족할인'도 시행했다.

이밖에도 건당 최고 100만원 안팎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된 '5·23 보조금 대란'도 마케팅비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마케팅 비용에 대해 말하기 곤란하다"며 "다만 마케팅 비용은 단순히 보조금 뿐만 아닌 광고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어 단순하게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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