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외국인의 원화에 대한 절상 기대가 계속되는 원화 단기채권 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16일 은행예금보다 낮은 채권 금리에도 외국인이 단기채를 매입하는 유인은 환베팅 외에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 원화 절상기대감이원화채 매입의 원동력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경기개선이 달러-원 환율 상승과 하락의 상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길게 보면원화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절상 기대가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2012년 1월2일~2012년 3월14일 외국인 원화채권매입 내역(화면4565,4556 단위:억)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9종목 가운데 5종목은 만기가 3년이내이며, 올해 순매수한 채권 8조3천772억 중 6조3천249억원이 통안증권이다. 이밖에 외국인은 만기가 짧은 재정증권에 4천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 금리 약세에도 절상기대..外人 단기채 매입 지속 =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기대감이 소멸된 이후 낮은 금리에도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상대적인 메리트가 있는 3년물 경과채권과 통화안정채권 등을 사들여 왔다.

이는 원화가치 절상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투자였다고 분석됐다.

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근래 외국인의 단기채 매입은 원화절상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유 듀레이션이 짧아지는 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유력 외신에 따르면 IB들은 연내 환율이 1,070~1,08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전망이 맞다면 추가 절상률은 4%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신흥국 중 원화는 절상 기대가 큰편"이라며 "지난해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외국인의 단기채 매수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은행 딜러는 "유럽계 헤지펀드는 원화 절상쪽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는 국고채 3년물 경과채권을 주로 샀으나 최근들어 통안채도 매입하는 등 만기 1년반에서 2년 사이의 종목들을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간 2년물 이하 금리는 15bp 이하 상승한 반면, 중장기물은 20bp 이상 오르며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다. 3년이하 단기채의 금리 역전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

▲ 달러-원 환율, 절상기대 가능성 =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달러-원 환율이 1,05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연내로 절상할거라는 기대가 흔들리는건 아니지만, 당분간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환율과 동조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애널리스트는 "15일 환율이 1,130원대에 안착하지 못한 것은 추격매수에 대한 부담때문이며 원화에 대한 펀더멘털 때문이 아니다"며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양적완화 기대감이 줄어 상승압력이 있는 상황이지만, 중공업체 네고 물량이나 당국의 물가 경계로 인해 단기적으로 상단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연내 하단에 대한 전망은 1,050~1,100원 사이에 대부분 분포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미국 경기지표 호조에도 원화가 반드시 약세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출 개선이나 증시 관련 자금 유입 등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지표호조가 글로벌 달러 강세를 견인할 경우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서로 상쇄되는 요인"이라며 "최근 5년간 흐름을 봤을때는 달러-원은 달러 인덱스보다 코스피에 더 연동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글로벌 경기 우려가 상존해 있어 글로벌 경기둔화 해소돼 환시가랠리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A은행 외환 딜러는 "유로존 문제가 수그러들고 경기부양으로 세계수요가 살아나면 우리나라의 수출이 잘돼 무역수지는 흑자가 날 것"이라며 "기업 수익성이 높아지면 유가증권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 원화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성장으로 나아가면 신흥 경제국가들은 혜택을 받게 된다"며 "미국은 소비중심 국가인 반면, 한국은 수출중심 국가로 달러 강세는 추세적으로 가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2009년 2월27일 달러-원 환율은 1,543.00원까지 상승했으나, 2012년 3월15일 현재 1,127.8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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