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채권만 있고 주식 없는 증권사
<배수연의 전망대> 채권만 있고 주식 없는 증권사
  • 승인 2014.08.1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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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 신고가 행진에도 '에쿼티' 부문에서 주머니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다. 파생상품까지 아우르는 등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주식쟁이'가 부족하고 증권사 조직도 현물과 파생이 칸막이 식으로 운영된 데 일부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2.4분기 들어 실적 호전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채권 부문에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진단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의존한 '횡재성 수익'인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주식 부문에서 수익을 크게 낼 것이라는증권사 실적컨센서스는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다.

◇증권사 인재 제대로 키운 적 없어

증권사 고유의 영역인 주식부문 부진은 제대로 된 운용 능력을 갖춘 인재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파생과 현물을 능숙하게 조합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에쿼티 파트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임기 3년 안팎의 증권사 최고경영진들은초단타 매매로 수익을 얻는 스캘퍼만 후한 대접으로 영입하는 등 단기 실적만 중시했다. 자체적으로 ELS나 ELW와 현물을 조합해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에쿼티 전사'를 양성하는 데 소홀했다. 오히려 일부 증권사 경영진은 자신의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ELS와 ELW 등을 변칙적으로 운영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경영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현물 운용 중심의 증권사들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가 겁이 나 주춤거리고 있다.코스피지수가신고가 행진에 합류했지만 증권사가 상승 리스크에 노출된 이유 가운데 하나도 파생과 현물을 능숙하게 조합할 수 있는 주식쟁이들의 부재에 있다.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정작 곳간이 비어 있거나 포트폴리오 수익이 신통치 않은증권사가 의외로 많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주식 대신 채권이 먹여살려

경영지표상으로 증권사의 사정은 나아졌지만 대부분 채권 부문의 선전에 힘입은 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주식부문에서 재미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증권사는 실적 컨센서스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2.4분기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점쳐지는 대우증권 등도 주식 부문보다는 채권 부문에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해외채권과 채권 단기 매매 등에서만 2천억원에 이르는 평가이익을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2분기에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중견 증권사도 대부분 채권부문에서 약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쟁이들이 이 과정에서 조직에서 우대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채권쟁이들이 듀레이션이 긴 자산의 특성처럼 비교적 장기간 조직에서 육성됐다는 점도 실적 호전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상승리스크는 무한대

하지만 에쿼티 쪽은 사정이 좀 다르다. 증권사 수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고 채권쟁이에 비해 용병으로 대접받는 경우가 더 많다. 에쿼티 파트 운용에 정통한 한 증권맨은 최근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 상승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된 듯 하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빅랠리를 펼친 것처럼 코스피지수도 최경환 부총리 취임이후 지난달 30일 장중 2093.08로 신고점을 경신하는 등 빅랠리를 펼치고 있다. 그는 "통상 리스크를 주가하락에 대한 부분만 크게 보는 데 상승에 대한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지적하며 "하락은 극단적으로 2,000에서 0으로 되는 위험이지만 상승은 무한대로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주식 포지션 관리의 취약성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인력 관리 능력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주장했다.

에쿼티 부문에 대한 통합적인 인력 관리나 인재 양성이 전제되지않으면 주가 상승에도 증권사의 주머니가 얇아질 수도 있다. 잘 나가던 주식펀드매니저 출신들이 자문사 등을 설립한 뒤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것도 '현물 중심 주식쟁이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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