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19일 전망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반응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던 국내 국고채 금리도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

▲美10년 금리 단기급등= 지난달 초 1.8%대에 머물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주 말 2.2989%까지 상승했다. 지난주에만 26bp 급등했다.

미 금리 급등은 경기와 수급적 요인이 일시에 반영된 결과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미국의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매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매우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을 매입하고 안전자산을 처분하는 '리스크 온(Risk on)'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 국채는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이맘때 미국 10년물 금리는 3.5%대를 웃돌았다. 미국 경기가 선순환에 들어갔고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에 대한 매입이 본격화하는 것이라면 현재 2.3% 수준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상당폭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美 금리 추세상승 아니다" 무게=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의 추세 상승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는 시각이 많다. 글로벌 리스크 온 분위기도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소비는 소득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줄어들었고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소매판매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저축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경기가 계속 좋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국가를 중심으로 한 재정지출 감소도 미국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 국채금리의 추세적인 상승 자체가 미국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모기지 금리를 높이고 이에 따라 주택시장 회복세가 둔화해 미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무너진 채권투자에 대한 심리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미국 금리 상승세는 2% 중반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민간의 자생적인 경기 회복이 아직 여의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2014년 말까지 정책금리 동결을 선언한 상태다. 통화당국이 제로금리 연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에서 시장금리만 계속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홍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가 한동안 1.8~2.3% 사이에 갇혀 있던 것은 제로수준인 정책금리 때문"이라며 "연준이 2014년 말까지 정책금리 동결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2.3%까지 오른 미 국채금리는 너무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가 추가로 오르려면 양적인 고용 회복에 더해 실질임금의 상승과 미국내 채권 자산배분 악화 등이 이어져야 한다"며 "이에 대한 현 시점의 평가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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