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채선물시장의 외국인과 금리스와프(IRS) 시장의 역외 헤지펀드는 최근 서울채권시장의 약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매매 동향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헤지펀드의 IRS 페이 포지션의 차익실현 수요가 확인되고 있어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도 숨 고르기 양상에 들어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집중적인 매도 공세를 펼치는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과 IRS의 헤지펀드는 아시아 금리의 '숏 뷰(view)'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장 일부에서는 외국인과 헤지펀드가 양 시장의 약세 흐름 확대를 의도적으로 주도하는 동일 세력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와 IRS의 변동 추이는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6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은 약 9만7천계약 이상의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다. 동시에 역외 헤지펀드는 IRS 5년 구간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페이 베팅에 나서며 IRS를 끌어올렸다.





<지난 1월부터 외국인의 국채선물 일별 매매 동향과 IRS 5년 구간의 변동 추이. 단위:%(좌), 계약(우).>



선물시장의 외국인과 IRS의 헤지펀드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데 따라 이들이 최소한 같은 뷰를 공유하는 세력이라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와 IRS 페이는 중장기적인 인플레 우려와 통화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시아 주요국에 대한 채권금리 상승 베팅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이 동일 세력일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헤지펀드의 IRS 페이 공습이 이어지면 페이 물량을 받는 스와프뱅크들은 헤지를 위해 국채선물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선물시장과 IRS의 동반 약세 흐름을 의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추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일 IRS의 역외 세력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그동안의 IRS 페이 공습에서 한발 물러서며 일부 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외은지점 스와프 딜러는 "역외 헤지펀드의 공격적인 IRS 페이 베팅이 다소 주춤해진 데 따라 본드-스와프 스프레드 역전폭이 확대됐다"며 "본드-스와프 포지션의 청산보다는 역외의 단순한 페이 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역외 헤지펀드의 차익실현 수요가 나타난 데 따라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 동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일 매도 공세를 이어온 외국인이 IRS 시장과 마찬가지로 선물 숏 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추론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진단됐다.

이날 오전 10시15분 현재 국채선물시장의 외국인은 500계약가량의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외은지점 딜러는 "IRS와 마찬가지로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며 "다만 최근의 약세 흐름을 되돌릴만한 움직임은 나타나기 힘들고, 기간조정 차원의 숨 고르기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의 뚜렷한 매수 모멘텀을 찾기 힘들어 최근의 전반적인 채권 약세 기조는 최소한 이달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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