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음에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폭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신용부도 위험이 낮아지면 그만큼 원화도 강세를 보여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지만 이런 동조화 흐름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CDS프리미엄과 달러-원 환율 추이>



20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프리미엄(화면번호 2485)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한국의 5년만기 외화표시국채에 대한 CDS프리미엄은 110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3일 107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은 CDS프리미엄 하락세를 반영하지 않는 양상이다. 최근 미 달러 강세에 달러화 하단이 강하게 지지된데다 정유사 결제수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 기대 등으로 하락세가 막혔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1,110.00~1,130원의 좁은 레인지에 갇히 상태다.

금융위기 이후 CDS프리미엄과 달러-원 환율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이에 CDS프리미엄의 가파른 하락세가 달러-원 박스권 돌파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CDS프리미엄은 지난 2010년 3월17일 73을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저치가 100밑으로 떨어졌던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CDS프리미엄의 레벨도 중요하겠으나 가파른 하락 흐름이 중요할 듯하다"며 "CDS프리미엄이 유로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고 100밑으로 빠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이 1,110원 박스권 하단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CDS프리미엄과 달러-원 환율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화의 박스권 돌파를 위해서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의 지속 여부도 관건이다. 국가별 CDS프리미엄이 아일랜드,스페인, 그리스, UAE-아부다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CDS프리미엄 하락세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위기가 완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CDS프리미엄 하락세가 달러화의 박스권 하향 돌파를 이끌기 위해서는 위험 선호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국내 펀더멘털은 물론 아시아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이어갈 모멘텀이 안착돼야 한다는 관측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CDS프리미엄 축소는 기본적으로 달러-원 환율 하락재료"라며 "국제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고 아시아국가들이 대부분 위험선호 현상을 반영해 CDS프리미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가 상승, 위험선호 약화 등으로 CDS프리미엄이 하방 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발표와 외국인 주식 배당금 송금 등의 변수들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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