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최경환, 진단은 제대로 했는데...
<배수연의 전망대> 최경환, 진단은 제대로 했는데...
  • 승인 2014.09.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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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우리 경제 문제점은 제대로 진단하면서도 처방은 대증적 요법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축소균형형 성장이 문제라며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서비스산업 육성 등 내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그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가계부채 문제를 너무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사교육비 절감 등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근본적으로 늘려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소극적으로 비쳐진 점도 이런 비판을 뒷받침하고 있다.

◇디플레이션까지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하 올인

최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주요 처방 가운데 하나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계 부채가 1천조원이 넘어서 금리 인하가 가계의 가처분 소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여태까지 금기시했던 우리나라 경제의 디플레이션(deflation)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한국이 디플레이션 초기에 와 있으며 물가안정목표 범위가 2.5~3.5%로 돼 있는데 3년째 하한선으로 가고 있고, 이러한 저물가 기조가 오래가면 디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당장 그의 발언에 반색하며 다시 금리를 빼기 시작했다.

최부총리가 금리 인하를 견인하는 등 거시경제를 역동적으로 운용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고 가격도 상승하는 듯 하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우리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의 절대규모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97조7천억원에서 지난 28일 301조5천억원으로 한 달 만에 4조원 가까이 늘었다. 평소보다두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고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까지 반영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소비 여력 감소 요인부터 해소해야

가계부채가 늘더라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고 소비가 구축되지 않으면 크게 적정할 게 못된다. 분모에 해당되는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그만큼 늘어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최부총리가 가계 소득 증가를 위해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종 세제 개혁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가파른 인구고령화와 고착화된 청년실업 등으로 가계는 소득이 늘어도 좀처럼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 특히 중산층의 가장 큰 부담인 사교육비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제개편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는 과도한 교육비 지출과 불안한 노후 등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오히려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KDI가 발표한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4.1% 증가할 때 민간소비는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에서 근로소득세 등 세금과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비용과 이자비요을 뺀 실질처분 가능소득이 같은 기간 1.4% 늘었지만 실질소비 증가율이 0.9%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생애주기에서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40대 가구만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비성향이 높은것으로 나타났다.60~70대 등 은퇴한 노령층이 노후 생활자금 등으로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는 통상적인 경우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40대 가구가 사교육비 지출을 늘리면서 노후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치부가 반영된 통계치다.

최 부총리는 사교육비 절감 등을 통한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대 방안을 한시 바삐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산 경기 부양 등 대증 요법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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