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요즘 미국 증시를 보면 소리없이 강하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 하고 있다. S&P500지수는 가랑비에 옷 적시듯이 최근 2,000선을 넘겼다. 다우지수도 17,000선을 넘어 순항중이다.

지칠 줄 모르고 오르다 보니 뉴욕증시의 거품 논란이 제기된다. 무너질 때가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거품형성기와 비교해보면 지금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과거엔 열광적인 매수가 몰려 한번에 기록적 급등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오르듯 야금야금 올라간다. 1% 이상 넘겨 급등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평균 0.5% 수준의 오름세를 찍는 날이 대부분이다. 전인미답의 영역에 도달했음에도 상승탄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오르는 모습이 이채롭다.

악재에 버티는 힘도 탁월하다. 주식시장은 지난주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우려와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이슈라는 악재를 맞았기 때문이다. 연준은 내년 중반께 금리를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보냈으나 증시는 놀라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투표는 부결돼 증시에 안도감을 심었다. 증시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격언이 있다. 요즘 뉴욕증시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2011년 9월 이후 다우지수(붉은선)와 S&P500지수(검은선)의 주봉그래프>

미국 증시의 상승 원동력은 금융위기 이후 견지해온 초저금리 체제다. 연준이 윤전기를 돌려 찍어낸 달러가 주식시장으로 몰려가 주식시장의 호황기를 이끌었다. 연준이 돈줄죄기를 하면 증시의 힘도 위축될 줄 알았으나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흥국에서 빠진 글로벌 자금이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현재의 뉴욕증시 상승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이 위험할 때는 지금처럼 악재를 피해 살얼음판을 걷는 때가 아니다. 주식의 꼭지신호는 모두가 주식시장을 찬미하고 열광할 때 온다. 2000년 IT(정보기술) 관련주 거품 때 미국 증시가 그랬고 2008년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자들의 열광 뒤엔 어김없이 폭락이 있었다. 현재 증시의 분위기는 어떤가. 미국이 금리 올릴까 봐 걱정되고, 유럽이 디플레이션에 빠질까 봐 걱정된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의 고비는 넘겼지만 11월에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세계의 경제성장엔진인 중국은 목표한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에 걱정거리가 가득한 이때가 오히려 가장 좋은 투자기회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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