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 업체 화웨이가 국내 알뜰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샤오미도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고사양 초저가' 전략을 내세운 중국 스마트폰들이 연이어 들어오면서 알뜰폰 시장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29일 스마트폰 '아너6'의 국내판 변형 모델인 'X3'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X3는 30일부터 미디어로그 등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 업체들을 통해 판매된다.

국내 출고가는 40만~50만원대로 알려졌다. 기존 아너6의 해외 출고가 300~400달러와 비교하면 소폭 인상된 금액이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화웨이 측에서 제시한 X3의 공급 물량과 알뜰폰 업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물량 사이에 간극이 있어 최종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급 물량과 출고가가 오늘 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선 샤오미 역시 알뜰폰 시장을 통해 국내에 진출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현재 가장 많은 알뜰폰 가입자 수(약 76만명)를 확보하고 있는 CJ헬로모바일과 단말기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CJ헬로모바일 관계자는 "샤오미뿐만 아니라 가격대가 맞는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들을 출시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뜰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들은 저가폰으로 분류되지만 고가폰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갖췄다. X3의 경우 광대역 LTE-A가 지원되는 데다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2GB 램, 3천㎃h 용량의 배터리로 무장해 삼성·LG의 최신폰과 큰 차이가 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민감한 A/S 문제나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 탓에 중국 스마트폰의 공습은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고성능 단말기가 부족한 알뜰폰 시장에서는 중국폰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388만5천408명에 이른다. 올해에만 알뜰폰 가입자가 150만여명이 늘었지만 전체 가입자 가운데 LTE 요금제 이용자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알뜰폰으로 출시되는 단말기나 요금제가 여전히 피처폰이나 3세대(G) 스마트폰 위주다.

실제로 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알뜰폰 단말기 15종 가운데 LTE가 지원되는 휴대폰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1 2종뿐이다. 다른 유통 채널에서도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구형 스마트폰 외에는 LTE 단말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광대역 LTE-A까지 지원하는 중국 저가 스마트폰이 알뜰폰 시장에 풀릴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뜰폰 단말기 중에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싸고 성능이 좋은 중국폰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국내 고가 스마트폰에 무분별한 보조금을 살포할 수 없게 된 점도 중국폰에게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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