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 주택지표로 확인한 주택시장 상황은 수요가 개선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과잉 공급이 여전한 문제로 지목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9% 감소한 연율 459만채를 기록했다.

전월비 판매는 감소했지만, 이는 1월 주택 판매 수정치가 상승하면서 2월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1월 기존 주택판매는 457만채에서 463만채로 상향 수정됐다.

2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동기대비로 8.8% 증가했다. 또 올해 1~2월 기존 주택판매는 2007년 이래 가장 많았다.

2월 기존 주택재고는 판매 속도로 환산하면 6.4개월로, 전년동기의 8.6개월보다 개선됐다. 재고는 6개월치를 하회해야 주택시장이 건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주택 판매가 늘어났다고는 하나 과잉 공급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고 지적했다.

집 수백만채가 여전히 팔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자들은 시장 상황이 좀 더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매에 나설 심산이다.

모기지정보업체 코어로직은 모기지가 심각하게 체납됐거나 압류당했거나 이미 은행으로 넘어간 주택 수가 지난 1월 160만채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문제는 이 숫자가 줄어들 기미가 적다는 데 있다.

코어로직은 지난 3년 동안 약 300만채가 팔렸지만, 올해 1월 숨어있던 재고는 3년 전과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봄이 오면서 거래가 좀 더 활기를 띠면 숨어있던 재고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이 늘어나면 구매자들에게는 선택권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주택 가격이 더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뜻도 된다.

주택 가격은 지난 5년간 하락세였고, 모기지 금리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주택 구매를 고려할 때 집값이 비싸다는 걱정은 덜해졌다.

부동산정보 웹사이트인 트룰리아에 따르면 미국 도시 지역 100곳 중 98곳에서 세금 등을 모두 포함해도 집을 사는 편이 임대하는 쪽보다 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주택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

미국 가계 수 증가와 비교하더라도 주택 수요는 역사적 평균을 밑돈다.

트룰리아의 제드 콜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계약금을 내거나 모기지 신청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많다"며 "경기 침체 때 높은 실업률과 신용 위축으로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WSJ는 주택 시장이 안정되긴 했지만 수요를 끌어올리려면 소득이 더 많이 증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용 증가세가 탄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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