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장주의 등장은 모바일 콘텐츠 기업은 물론 모바일·인터넷 산업의 코스닥 진입에 물꼬를 트는 일입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코스닥시장본부장)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주 다음카카오의 코스닥 합병 상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가 바뀌었다는 것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세계적 신기술 업종의 등장이란 의미도 포함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상장 기업은 20여개로, 상장 확정 및 상장 예비심사 중인 기업 수를 고려할 때 올해 연말까지 약 70여개의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이후로 다시 연간 70개 이상의 상장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에는 연중 내내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 기업의 양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상장 업체의 변화에서 시대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기업 IR을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 업종이 최근 크게 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음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반의 모바일 업체를 시작으로 게임 등 모바일 콘텐츠 업종, 또한 바이오 및 영상 업체 등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들 업종은 주로 코스닥시장에 배치돼 있고, 실제 외국인의 코스닥 지분율은 현재 11.07%로, 작년보다 1%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김 위원장은 다음카카오의 등장과 외국인의 관심 증대 등으로 시장에 본격적인 인터넷·모바일 열풍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시장의 지각 변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으로 다음카카오와 함께 데브시스터즈를 꼽았다. 모바일 게임 업체인 데브시스터즈는 이달 초에 상장된 새내기 주로, 신규 상장 공모 규모가 1천400억원을 웃돌았다.

김 위원장은 "코스닥 기업의 공모 규모가 보통 200억원 안팎인데, 데브시스터즈는 1천억원을 넘어섰다"며 "최근 늘어나는 모바일 업체의 상장과 함께 상징적인 이슈였다"고 소개했다.

최근 코스닥지수는 이달 중순 530 부근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반등하며 560 근처로 올라선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작년 연말 대비 12%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단순한 지수 상승뿐만 아니라 거래대금 증대가 뒷받침되고 있어 시장 체질이 강해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 늘어난 것은 상장 활성화 정책이라는 제도의 힘도 컸지만, 거래소 자체적으로 상장유치부를 조직해 전국 단위로 상장 설명회를 가진 영향도 컸다"고 자평했다.

그는 "과거에는 상장 심사를 통해 상장 불가 기업을 골라내는 데 치중했다면, 상장 활성화 정책에 맞춰 상장 기업을 더욱 늘리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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